-
가을 편지 / 김시천 사랑한다고 썼다가 지우고, 다시 쓰고 끝내 쓰지 못하고 가슴에 고여 출렁이는 그 여러 날 동안 내 마음 속 숲에도 단풍이 들어 우수수 우수수 떨어집니다 그렇게 당신의 뜰 안에 나뭇잎 가을 편지 하나 띄워 보냅니다 밤마다 밤마다 울먹이는 숲길을 건너 나뭇잎 가을 편지 하나 띄워 보냅니다 곧, 허공을 가르면 단풍이 떨어지리라 건네고 싶은 노래, 단풍의 한숨은 쌓이고, 쌓여서 산이 울음으로 변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