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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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비 내리는 날, 수덕사 튓마루 놀이산 2024. 7. 27. 09:34
풍경 달다 / 정호승운주사 와불님을 뵙고돌아오는 길에그대 가슴의 처마끝에풍경을 달고 돌아왔다먼데서 바람 불어와풍경소리 들리면보고싶은 내마음이 찾아간줄 알아라 농부아사침궐종자(農夫餓死枕厥種子), 농부는 굶어 죽더라도 그 종자를 베고 죽는다는 고사 입니다당장 죽을 지경의 어려움에 처하여도 미래, 희망을 버릴 수 없다는 절박한 표현 입니다 당신 때문에 힘이 납니다당신 때문에그 하루는 더는힘들고 지침이 아닌내 편이 함께하는 하루가 됩니다 이 세상에 단 하나 내 편이 있다는 사실이이렇게 행복해지는 하루입니다 --- 끄덕쟁이 김현미 글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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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계절 / 나태주산 2023. 11. 10. 21:17
내가 사랑하는 계절 / 나태주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달은 11월이다 더 여유있게 잡는다면 11월에서 12월 중순까지다 낙엽 져 홀몸으로 서 있는 나무 나무들이 개끔발을 딛고 선 등성이 그 등성이에 햇빛 비쳐 드러난 황토 흙의 알몸을 좋아하는 것이다 황토 흙 속에는 時祭 지내려 갔다가 막걸리 두어 잔에 취해 콧노래 함께 돌아오는 아버지의 비틀걸음이 들어 있다 어린 형제들이랑 돌담 모퉁이에 기대어 서서 아버지가 가져오는 對送 꾸러미를 기다리던 해 저물녘 한 때의 굴품한 시간들이 숨쉬고 있다 아니다 황토 흙 속에는 끼니 대신으로 어머니가 무쇠 솥에 찌는 고구마의 구수한 내음새 아스므레 아지랑이가 스며 있다 내가 제일로 좋아하는 계절은 낙엽 져 나무 밑둥까지 드러나 보이는 늦 가을 부터 초겨울까지다 그 솔직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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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들어 가는 / 이순옥삶 2023. 11. 8. 21:41
물들어 가는 / 이순옥 그 무엇으로 표현할 수 없는 신비롭고 아름다운 감정의 선율 기억과 기억 사이로 서로 얽혀 있는 시공간 당신을 위해 참는 건 이상하게도 괴로우면서도 즐거운 일 혹은 하얗게 타올라서 마침내 터져버리는 환희를 느끼는 것 권태롭기만 하던 삶이 너로 인해 다채로워지기 시작했죠 붉디붉은 꽃잎 어느 날 흐느낌이 느껴져 생각의 꼬리 자르지 못해 이렇게 잠깐씩 같은 세계에 머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조금 위태롭지만 달콤한 세상이니까 때론 진실이 필요치 않을 때가 있죠 바로 이 순간, 목소리가 그 길을 따라오라는 듯 나를 끌어요 툭, 건들면 와장창 깨질 것 같은 차가운 눈빛으로 해결되지 못할 물음으로 제어되지 않을 거에요 당신 향한 내 눈빛의 색채가 수만 번 바뀌면서...... 선운사에 가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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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늦가을의 추억산 2022. 11. 22. 08:11
늦가을이 무거워지는 날, 선암사에 들렸습니다 참 오랫만에 방문으로 들떴지만,,,, 단풍은 저를 끝까지 기다려주지 않고 떠났습니다 선암사 / 정호승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고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로 가서 실컷 울어라 해우소에 쭈그리고 앉아 울고 있으면 죽은 소나무 뿌리가 기어다니고 목어가 푸른 하늘을 날아다닌다 풀잎들이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아주고 새들이 가슴속으로 날아와 종소리를 울린다 눈물이 나면 걸어서라도 선암사로 가라 선암사 해우소앞 등 굽은 소나무에 기대어 통곡하라 선암사 낙엽들은 해우소로 간다 / 정호승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낙엽이 떨어질 때를 아는 사람을 사랑하라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낙엽이 왜 낮은데로 떨어지는지를 아는 사람을 사랑하라 이제는 누구를 사랑하더라도 한 잎 낙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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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 /김종길삶 2022. 10. 24. 06:36
단풍 /김종길 올해도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가? 작년 이맘때 오른 산마루 옛 城터 바위 모서리, 작년처럼 단풍은 붉고, 작년처럼 가을 들판은 저물어간다. 올해도 무엇을 하며 살았는가? 작년에도 스스로에게 물어보았던 물음. 자꾸만 세상은 저무는 가을 들판으로 눈앞에 떠오르고, 다람쥐 쳇바퀴 돌듯 사는 동안 덧없이 세월만 흘러가고, 어이없이 나이만 먹어가건만, 아직도 사위어가는 불씨 같은 성화는 남아 까닭없이 치미는 울화 같은 것. 아 올해도 무엇을 하며 살아왔는가? 저무는 산마루 바위 모서리, 또 한 해 불붙는 단풍을 본다. 서산 개심사에도 단풍이 내려 앉습니다 옷장에 가득한 옛날 옷들을 못버리듯이 가득히 보관 중인 많은 생각들을 버리십시요 그리곤, 훌쩍 떠나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행복한 월요일 여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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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화엄사 여행산 2022. 8. 27. 15:03
무량 / 전영관 봄비 속살거리고 안개까지 자욱해 아슴아슴 젖어드는데 화엄사 가자하네 기가 센 곳이라 일주문부터 쭈뼛했었지 만발하는 흑매가 보통 귀신은 아니다 싶어 벽사 삼아 마들가리를 주워왔었지 입에만 담아도 무거운 화엄보다 요사채 툇마루에 앉아 당신에게 간질밥 먹여도 될 것 같은 부여 무량사를 고집부리네 사미*처럼 파르래한 눈웃음도 무례는 아니고 석탑을 데우는 볕처럼 무량하고 사무치는 봄날이라 전생부터 이생의 우환들을 널어놓고 싶네 극락전 처마선이 당신 플레어스커트만큼 황홀하다고 너스레 떨어놓고는 딴청부리겠네 배롱나무 아래 골똘한 당신은 뒤꿈치에 자운영 보랏빛을 묻혀오겠지 쿡, 쿡 옆구리 찌르며 천치처럼 웃으려고 내 팔꿈치에 복사꽃 연분홍을 바르고 싶네 꿀 발라 경단을 빚듯 벌들이 잉잉거려서 물색없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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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사의 봄을 벗을 시간산 2022. 5. 4. 07:29
개심사 / 마종기 구름 가까이에 선 골짜기 돌아 스님 한 분 안보이는 절간 마당. 작은 불상 하나 마음 문 열어놓고 춥거든 내 몸 안에까지 들어오라네. 세상에서 제일 크고 넓은 색깔이 양지와 음지로 나뉘어 절을 보듬고 무거운 지붕 짊어진 허리 휜 기둥을, 비틀리고 찢어진 늙은 나무 기둥들이 몸을 언제나 단단하게 지니라고 하네. 절 주위의 나무 뿌리들은 땅을 헤집고나와 여기 저기 산길에 드러누워 큰 숨을 쉬고 어린 대나무들 파랗게 언 맨손으로 널려진 자비 하나라도 배워보라 손짓하네. 현존하는 당우로는 보물 제143호로 지정된 대웅전을 비롯하여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194호인 명부전(冥府殿),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358호인 심검당(尋劍堂), 무량수각(無量壽閣)·안양루(安養樓)·팔상전(八相殿)·객실·요사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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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화엄사 흑매화 보면서 마음풀기산 2022. 4. 7. 22:02
젊은 날의 초상 / 송수권 위로받고 싶은 사람에게서 위로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슬픔을 나누고자 하는 사람에게서 슬픔을 나누는 사람은 행복하다 더 주고 싶어도 끝내 더 줄 것이 없는 사람은 행복하다 강 하나늘 사이에 두고 그렇게도 젊은 날을 헤매인 사람은 행복하다 오랜 밤의 고통 끝에 폭설로 지는 겨울밤을 그대 창문의 불빛을 떠나지 못하는 한 사내의 그림자는 행복하다 그대 가슴속에 영원히 무덤을 파고 간 사람은 더욱 행복하다 아, 젊은 날의 고뇌여 방황이여 코로나 극복 기념으로 가족들과 화엄사 나들이 나섰습니다 가는 길에도 연초록이 물들기 시작합니다 참 구름도 아름답고, 상쾌했던 날입니다 화엄사는 구례읍에서 동쪽으로 5.4km 떨어진 곳, 민족의 영산인 지리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는 천년 고찰로 544년(백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