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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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당신이 있으면 좋겠다 / 류시화산 2023. 7. 23. 16:11
그곳에 당신이 있으면 좋겠다 / 류시화 잔잔하게 바람이 불어 나를 어디로 데려가 줬으면 그곳이 어딘지 묻지 않고 바람 따라 흐르고 싶다 혼자라서 외롭다 느끼면 바람이 데려다 주는 곳에서 잠시 머물러 바람과 이야기하고 나뭇가지에 걸리면 쉬어 가면 되지 앞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사람 그리움에 가리고 외로움에 가려서 내 시야는 비 내리는 날처럼 흐리고 눅눅하지만 홀로 바람 따라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마음은 봄이라 그럴까? 겨울의 끝자락이라 아쉬워서 그럴까? 바람이 데려다 주는 그곳이 어디든지 상관없지만 당신이 있으면 좋겠다 (2023년 봄 추억) 슬픔과 기쁨이,,,, 감정의 기복이 있는 시간입니다 나를 내 생각에 자꾸만 가두기도 합니다 우리의 삶을 우리 방식으로 산다는 것은,,,, 쓸데없이, 일어나지도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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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빛이 되는 삶 / 신달자삶 2023. 7. 23. 10:35
세상에 빛이 되는 삶 / 신달자 인생이란 너무 눈부시게 살 필요는 없다. 오히려 눈에 잘 뜨이지 않지만 내용이 들어 있는 삶을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그것은 결단코 남과의 비교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느끼고 자신이 만들어 가는 것이야. 그렇게 스스로를 만들며 살아가고 어딘가 빛을 만들며 사는 일, 그것이 아름다운 삶이라고 할 수 있지 어른이 되면서 생각합니다 삶이 감당하기 어렵게, 작게,,,, 밀려오고 밀려갑니다 그 과정에서 느낀것은, 필요 이상으로꾸밀 필요도 없고, 숨길 필요도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있는 그대로 나 자신을 보이며 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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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 유하삶 2023. 7. 15. 11:29
비가 / 유하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비 오듯 그립습니다 한 방울의 비가 아프게 그대 얼굴입니다 한방울의 비가 황홀하게 그대 노래입니다 유리창에 방울 방울 비가 흩어집니다. 그대 유리창에 천갈래 만갈래로 흩어집니다. 흩어진 그대 번개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흩어진 그대 천둥 속으로 숨어버립니다 내 눈과 귀 ,작달비가 등 떠밀고 간 저 산처럼 멀고 또 멉니다. 그리하여 빗속을 젗은 바람으로 휘몰아쳐가도 그대 너무 멀게 있읍니다. 그대 너무 멀어서 이 세상 물밀듯 비가 내립니다. 비가 내립니다 그대가 빗발치게 그립지 않은 적이 없습니다. 비가 내리니 조금은 차분해집니다 모두가 가라앉아서 흐르는 날이니, 자연스럽게 뜨는 것이 무엇인가 생각합니다 가벼움,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자신을 벗어나 일부러 멋부린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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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 천양희삶 2022. 8. 9. 18:22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 천양희 이 생각 저 생각 하다 어떤 날은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막무가내 올라간다 고비를 지나 비탈을 지나 상상봉에 다다르면 생각마다 다른 봉우리들 뭉클 솟아오른다 굽은 능선 위로 생각의 실마리들 날아다닌다 뭐였더라, 뭐였더라 스치고 지나가는 생각의 바람소리 생각(生覺)한다는 건 생(生)을 깨닫는다는 것 생각하면 할수록 생(生)은 오리무중이니 생각이 깊을수록 생(生)은 첩첩산중이니 생각대로 쉬운 일은 세상에 없어 생각을 버려야 살 것 같은 날은 마음이 종일 벼랑으로 몰린다 생각을 버리면 안 된다는 생각 생각만 하고 살 수 없다는 생각 생각 때문에 밤새우고 생각 때문에 날이 밝는다 생각이 생각을 놓아주지 않는다 지독한 생각이 사람을 만든다 집회를 다녀오면서 이런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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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 고정희삶 2022. 3. 30. 22:12
봄비 / 고정희 가슴 밑으로 흘러보낸 눈물이 하늘에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사귀에 입맞춤 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오 그리운이여 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 우리들 가슴속의 수문을 열자 봄비 찰랑대는 수물을 쏴 열고 꿈꾸는 들판으로 달려나가자 들에 얼싸 안고 아득히 흘러가자 그때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리 다만 둥그런 수평선 위에서 일월성신 숨결 같은 빛으로 떠오르자 봄비가 내리는 저녁입니다 바쁘기는 하지만, 술 한병 하자는 부탁은 거절하기 어렵고요,,, 승진한 후배들의 쏴맥를 마시고 귀가합니다 나도 승진한 날의 추억을 생각합니다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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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 김시천삶 2021. 4. 3. 22:16
봄비 / 김시천 그대로 인하여 나는 비로소 나를 소망하게 되었다 내 안에 따뜻한 불을 피우고 그대를 위하여 차 한 잔을 준비하는 일이 이렇게 가슴 설레는 일인 줄 나는 몰랐다 그대가 내게로 오는 하염없는 발소리를 들으며 나는 비로소 내가 소망하는 것을 또한 그대가 함께 소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대가 내게 그러하듯이 나 또한 그대에게 단지 그리워하는 일만으로 평생을 산다 하더라도 그대와 내가 서로를 느낄 수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는 얼마나 행복할 수 있는가 그러므로 나는 기꺼이 나의 모든 것을 바치려 한다 그것이 비록 작고 하찮은 것이라 할지라도 그대를 향한 그 간절함으로 나를 일으켜 하나의 꽃이 되고자 한다 그대로 인하여 오늘 나는 비로소 나를 소망하게 되었다 긴 기다림으로 핀 벚꽃이 봄비에 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