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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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망종삶 2023. 6. 6. 11:35
초혼 /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 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 이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68주년 현충일 입니다 더 부강하고, 후손에게 행복한 나라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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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도 아름다운 길 / 성전 스님삶 2022. 5. 13. 08:10
힘들어도 아름다운 길 / 성전 스님 나는 나를 얼마나 사랑하는가? 때때로 나는 내게 묻습니다 진실로 나를 사랑한다면 자신을 소중히 여겨 아무렇게나 방치하지 않을 것입니다. 악으로 부터, 슬픔으로부터 세상의 유혹으로 부터 자신을 지켜 나가야만 합니다. 때로 유혹의 달콤함이 다가와도 물리치고 악의 손길이 다가와도 뿌리치고 선과 정의로 향해 난 길을 걸어가야만 합니다. 살다보면 그것이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지키기는 어렵고 방치하기는 쉬운 것이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이 세상의 아름다운 모든 사람들은 절제의 미학을 터득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결코 자신에 대해서 관대하지 않습니다. 자신에게 냉정한 그들은 오히려 밖을 향해서는 큰 가슴을 지니고 있습니다. 자신을 향한 서릿발 같은 기운이 밖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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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봄비처럼 오시렵니까 / 김설하삶 2020. 2. 12. 17:53
그대 봄비처럼 오시렵니까 / 김설하 밤새 잠못 이룬 나의 창가에 속삭이며 내리는 봄비가 내 마음으로 스며들어 온 가슴 빗소리로 자욱해지면 꽃잎되어 스러질 것만 같습니다 물먹은 솜처럼 외로움에 젖어서 영원히 가라앉아 버릴까봐 잠못이루는 날 많아져서 비되어 하염없이 떠내려 가다가 그대 가슴으로 스며 들고푼 하루가 갑니다 마음 꽁꽁 묶어 놓아도. 보고품은 자꾸만 커지고 맨발로 뛰쳐나간 길 위에 서 있는 그림자 하나 내것 같아서 눈 감고 가슴을 닫아도 되돌아 뛰어가고 싶은 어른거리는 얼굴이 나를 울리는 그대 봄비처럼 내게 오시렵니까 추적 추적 봄비 내리는 날,,,,! 꽃 피는 봄, 삶에도 나비가 찿아오는 봄, 주변에도 새가 노래하는 봄을 소망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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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삶 2019. 2. 10. 20:59
봄이 오는 길목에서 / 이해인 하얀 눈 밑에서도 푸른 보리가 자라듯 삶의 온갖 아픔 속에서도 내 마음엔 조금씩 푸른 보리가 자라고 있었구나 꽃을 피우고 싶어 온몸이 가려운 매화 가지에도 아침부터 우리집 뜰 안을 서성이는 까치의 가벼운 발결움과 긴 꼬리에도 봄이 움직이고 있구나 아직 잔설이 녹지 않은 내 마음의 바위 틈에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일어서는 봄과 함께 내가 일어서는 봄 아침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보는 사람들이 모두 새롭고 소중하여 고마움의 꽃망울이 터지는 봄 봄은 겨울에도 숨어서 나를 키우고 있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