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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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나를 위로하는 날 / 이해인삶 2021. 5. 16. 11:30
내가 나를 위로하는 날 / 이해인 가끔은 아주 가끔은 내가 나를 위로할 필요가 있네 큰일 아닌데도 세상이 끝난 것 같은 죽음을 맛볼 때 남에겐 채 드러나지 않은 나의 허물과 약점들이 나를 잠 못 들게 하고 누구에게도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은 부끄러움에 문 닫고 숨고 싶을 때 괜찮아 괜찮아. 힘을 내라구 이제부터 잘 하면 되잖아 조금은 계면쩍지만 내가 나를 위로하며 조용히 거울 앞에 설 때가 있네 내가 나에게 조금 더 따뜻하고 너그러워지는 동그란 마음, 활짝 웃어주는 마음 남에게 주기 전에 내가 나에게 먼저 주는 위로의 선물이라네. 가끔은 큰 일이 아니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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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날개를 접으면서 / 고은영삶 2020. 7. 10. 20:08
기억의 날개를 접으면서 / 고은영 인생아 인제 그만 아프자. 너무 힘들어 지치면 어찌하느냐 ? 더러는 기억의 눈금으로 망각의 봇짐을 싸고 지금쯤 황혼 서녘에 떼 지어 무리로 나는 기러기 따라 이사를 떠날 지어다. 사랑아 미워하지 않으마. 달아나지 마라. 달이 차 기운다 하면 너를 그리워한들 소용없는 짓 갈잎에 혼돈하던 서러운 이별쯤은 덤덤하게 보내기도 하며 눈물의 흔적마다 맑아 우울한 거문고 애끓는 노래하면 눈물아 그만 날 놓아다오. 이제 되었다. 거식증에 걸려 자주 너에 배가 부르면 고칠 수 없는 중병이 든단다. 무거운 소식이 많은 저녁입니다 내일은 소풍가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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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의 시 / 이해인삶 2020. 7. 1. 05:00
7월의 시 / 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떄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거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 있는 동안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행복한 하반기 힘차게 시작하십시요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