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내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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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에게 / 정호승산 2023. 11. 22. 13:46
친구에게 / 정호승 젖은 우산을 접듯 그렇게 나를 접지 말아줘 비 오는 날 밤늦게 집으로 돌아와 뚝뚝 물방울이 떨어지는 우산을 그대로 접으면 젖은 우산이 밤새워 불을 지피느라 그 얼마나 춥고 외롭겠니 젖은 우산을 활짝 펴 마당 한가운데 펼쳐놓듯 친구여 나를 활짝 펴 그대 안에 갖다놓아 줘 풀 향기를 맡으며 햇살에 온몸을 말릴 때까지 그대 안에 그렇게 오랜 친구에게 서운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코흘리개 친구라서 킬킬거리며 끝났습니다 시원한 기분 입니다 삶의 연속에서 제 감정에 충실하고자 합니다 오늘이 새해의 첫날처럼 다짐합니다 미루지 않으렵니다 미루면 내일이 더 힘들것 같습니다 누구나 선물처럼 주어지는 하루, 86,400초를 ,,, 힘껏 사랑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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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꽃 / 최두석삶 2016. 1. 12. 02:04
월요일, 특별하지 않아도 분주하게, 일이 없어도 일이 많으듯 느끼는 날이다 외근을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하는데 저녁 일몰이 붉다. 근무를 마치고, 나를 데워주던 또 하나의 심장인 온풍기를 끈다 낮에 편지 잘 받았다고 카톡 온 딸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를 하면서. 따스한 저녁이 먹고싶었다! 중년에도 잊어버린 것들이 많다 그것을 소박한 저녁 밥상에서 찿고싶은게다! 오래전에 월악산에서 채취하고, 말려서 주신 정정에 아끼던 물건이 있다 삼실 가족 어머니의 정성의 선물인 묵나물이다 마눌에게 슴슴하게 조리할 것을 요청하여, 마른 김에 싸서 먹는다 시골집에서 가져온 총각김치, 된장국, 생선 한마리의 식탁이 분주하다 식사량을 줄이고 나서는 식탁이 너무 넓어 보이는 까닭은 무엇이란 말인가? 치졸한 심사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