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단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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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설주의보 내린 날,,,!삶 2017. 12. 20. 18:00
마음의 지도 속 별자리 / 황지우 새벽은 밤을 꼬박 지샌 자에게만 온다 낙타야, 모래박힌 눈으로 동트는 지평선을 보아라 바람에 떠밀려 새날이 온다 사막은 뱃속에서 또 꾸르륵 거리는 구나 지금 나에게는 칼도 경(經)도 없다 경(經)이 길을 가르쳐주진 않는다 길은 가면 뒤에 있다 단 한걸음도 생략할 수 없는 걸음으로 그러나 너와 나는 구만리 청천으로 걸어가고 있다 나는 너니까 우리는 자기(自己)야 우리 마음의 지도 속의 별자리가 여기까지 오게 한거야 대설주의보 내린 날,,,! 놀이터 가장 자리에 남아있던, 마지막 단풍이 눈에 덮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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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안도현삶 2017. 12. 9. 22:25
첫눈 오는 날 만나자 / 안도현 첫눈 오는 날 만나자 어머니가 싸리 빗자루로 쓸어 놓은 눈길을 걸어 누구의 발자국 하나 찍히지 않은 순백의 골목을 지나 새들의 발자국 같은 흰 발자국을 남기며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러 가자 팔짱을 끼고 더러 눈길에 미끄러지기도 하면서 가난한 아저씨가 연탄 화덕 앞에 쭈그리고 앉아 목 장갑 낀 손으로 구워 놓은 군밤을 더러 사먹기도 하면서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한 사람을 만나 눈물이 나도록 웃으며 눈길을 걸어가자 사랑하는 사람들만이 첫눈을 기다린다 첫눈을 기다리는 사람들만이 첫눈 같은 세상이 오기를 기다린다 아직도 첫눈 오는 날 만나자고 약속하는 사람들 때문에 첫눈은 내린다 세상에 눈이 내린다는 것과 눈 내리는 거리를 걸을 수 있다는 것은 그 얼마나 큰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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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에꽃 / 최두석삶 2016. 1. 12. 02:04
월요일, 특별하지 않아도 분주하게, 일이 없어도 일이 많으듯 느끼는 날이다 외근을 마치고 사무실로 복귀하는데 저녁 일몰이 붉다. 근무를 마치고, 나를 데워주던 또 하나의 심장인 온풍기를 끈다 낮에 편지 잘 받았다고 카톡 온 딸아이에게 전화를 걸어 주저리 주저리 이야기를 하면서. 따스한 저녁이 먹고싶었다! 중년에도 잊어버린 것들이 많다 그것을 소박한 저녁 밥상에서 찿고싶은게다! 오래전에 월악산에서 채취하고, 말려서 주신 정정에 아끼던 물건이 있다 삼실 가족 어머니의 정성의 선물인 묵나물이다 마눌에게 슴슴하게 조리할 것을 요청하여, 마른 김에 싸서 먹는다 시골집에서 가져온 총각김치, 된장국, 생선 한마리의 식탁이 분주하다 식사량을 줄이고 나서는 식탁이 너무 넓어 보이는 까닭은 무엇이란 말인가? 치졸한 심사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