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여행 7

나의 가족 / 김수영

나의 가족 / 김수영 고색이 창연한 우리집에도 어느덧 물결과 바람이 신선한 기운을 가지고 쏟아져 들어왔다 이렇게 많은 식구들이 아침이면 눈을 부비고 나가서 저녁에 들어올 때마다 먼지처럼 인색하게 묻혀가지고 들어온 것 얼마나 장구한 세월이 흘러갔던가 파도처럼 옆으로 혹은 세대를 가리키는 지층의 단면처럼 억세고도 아름다운 색깔- 누구 한 사람의 입김이 아니라 모든 가족의 입김이 합치어진 것 그것은 저 넓은 문창호의 수많은 틈 사이로 흘러들어오는 겨울바람보다도 나의 눈을 밝게 한다 조용하고 늠름한 불빛 아래 가족들이 저마다 떠드는 소리도 귀에 거슬리지 않는 것은 내가 그들에게 전영(全靈)을 맡긴 탓인가 내가 지금 순한 고개를 숙이고 온 마음을 다하여 즐기고 있는 서책은 위대한 고대 조각의 사진 그렇지만 구차한..

2023.05.15

옳고 그름의 생각 너머 / 잘랄루딘 루머

옳고 그름의 생각 너머 / 잘랄루딘 루머 옳고 그름의 생각 너머에 들판이 있다. 그곳에서 당신과 만나고 싶다. 영혼이 그 풀밭에 누우면 세상은 더 없이 충만해 말이 필요 없고 생각, 언어, 심지어 서로라는 단어조차 그저 무의미할 뿐 누구에게나 친구가 있습니다 나이, 고향, 학연을 떠나서 다양한 사람을 만닙니다 힘들고, 절망적인 날,,,, 곁에 있어주고, 진실을 믿어주는 것, 소망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친구가 내일입니다 오늘도 내일이란 친구와 이야기를 나눕니다

2021.12.20

시간 / 윤수천

시간 / 윤수천 남의 물건을 훔치는 것만 죄가 아니다 시간을 허비한 것도 죄가 된다 빠삐용이 죽음 직전까지 가서 깨달았던 것도 시간을 허비한 것에 대한 낭비죄였다 내일은 언제나 올 것 같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 세상을 사는 동안 우리가 배워야 할 것은 최선이란 말이다 노을은 향수를 부채질 한다 가끔은 시간 낭비죄를 묻는다 울지 않는 두견새는 죽여야 한다 -- 오다 노부나가 -- 울지 않는 두견새는 울게 해야 한다 -- 토요토미 히데요시 -- 울지 않는 두견새는 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 도쿠가와 이에야스 --

2021.09.21

황혼에 서서 / 이영도

황혼에 서서 / 이영도 산이여, 목메인 듯 지긋이 숨죽이고 바다를 굽어보는 먼 침묵은 어쩌지 못할 너 목숨의 아픈 견딤이랴 너는 가고 애모는 바다처럼 저무는데 그 달래입 같은 물결 같은 내 소리 세월은 덧이 없어도 한결 같은 나의 정. 가족들과 노을전망대에서 바닷바람 쐬고 돌아오는 길, 삶의 간절함이, 살아 있음에 감사함이 함께 할 수 있으니 내 안의 당신에게 감사드립니다

2021.06.13

노을 / 전은영

노을 / 전은영 바이올린을 켜십시오 나의 창가에서 타오르던 오늘 상기된 볼 붉은 빛 속에 가만히 감추고 사랑의 세레나데를 연주해 주십시오 아름다운 노래를 불러 주십시오 곧 다가올 달빛 함께 가벼운 춤 출 수 있게 고운 선율로 복숭아 빛 그대 볼 감싸 안게 다가오십시오 떠나버린 한낮의 뜨거움을 새악시 외씨버선처럼 조심스레 산등성이에 걸어 놓고 또다시 돌아올 아스라한 새벽 빛 맞으러 길 떠날 수 있게 사뿐한 사랑으로 그대 내게 오십시오 노을을 바라봄은 기다림, 붉은 여운은 내일 떠오를 태양이리라 내일을 소망합니다

2021.04.09

가을 노을 /용혜원

가을 노을 /용혜원 숨 막히도록 아름다운 붉게 물든 가을 저녁 노을을 바라본다 사랑도 저 만큼은 열렬해야해 소리쳐 본다 어둠속으로 사라지며 끝까지 욕망을 다 분출하는 그 열정속으로 빠져 들고 싶다 사랑하는 이 마음껏 껴안고 싶어 온 몸에 열꽃이 핀다 가을 저녁노을이 너무나 아름답다 갈대들의 아쉬운 몸부림속에 마음껏 타 오를수 있음이 아름답다 숨질때 까지 사랑을 마음껏 표현하는 저녁 노을이 되고싶다

2021.03.26

부안 솔섬 여행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법정 스님이 이해인 수녀에게 써 준 계송입니다--- 오늘은 참된 종교의 역활에 대하여 생각합니다 법정스님의 글을 읽습니다 옳거니 그르거니 내 몰라라 산이건 물이건 그대로 두라 하필이면 서쪽에만 극락 세계랴 힌 구름 걷히면 청산인 것을

2020.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