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과 근심 / 이향아
-
내 사랑과 근심 / 이향아산 2020. 4. 8. 20:37
내 사랑과 근심 / 이향아 내 근심은 그대를 바라보는 일 그대를 바라볼 때 어리는 물기 떠돌다가 심장으로 되돌아가는 붉은 피톨의 환상이다 늦은 저녁 식탁을 치우며 설겆이 그릇에 노니는 비누거품을 꿈처럼 날리고 있노라면 깊은 밤 걸어서 떠나는 여행처럼 자유여 구슬프다 평생을 두고두고 색깔을 골라도 결국은 아무것도 고르지 못한 열 손가락 불 밝히고 전생인지 이승인지 하염없는 부활의 옥타브를 올라도 한 발자욱도 오르지 못하는 내 근심은 그대를 사랑하는 작업, 그대를 반기는 갈채 깊어가는 세월 위에 쓰러진 몇 소절의 노래 몇 마디 유언이다 어제 저녁에, 용봉산을 올랐습니다 땅거미 지는 녖,,,! 암릉 진달래가 피었습니다 혼자 마시는 커피처럼 달콤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