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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게 말을 걸다 / 나태주 우리가 과연 만나기나 했던 것일까? 서로가 사랑한다고 믿었던 때가 있었다 서로가 서로를 제일로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때가 있었다 가진 것을 모두 주어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던 시절도 있었다 바람도 없는데 보일 듯 말 듯 나무가 몸을 비튼다. 오늘은 아무것도 안 보였으면 한다 그냥 삶이 남루하기만 하다 누더기 몸을 이끌고 마지막 보루인 집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