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지해수욕장 23

익어가는 살구를 바라보며,,,,

봄날은 간다 / 안도현 늙은 도둑놈처럼 시커멓게 생긴 보리밭가에서 떠나지 않고 서 있는 살구나무에 꽃잎들이 늘어나고 있었다 자고 나면 살구나무 가지마다 다닥다닥 누가 꽃잎을 갖다 붙이는 것 같았다 그렇게 쓸데없는 일을 하는 그가 누구인지 꽃잎을 자꾸자꾸 이어붙여 어쩌겠다는 것인지 나는 매일 살구나무 가까이 다가 갔으나 꽃잎과 꽃잎 사이 아무도 모르게 봄날은 가고 있었다 나는 흐드득 지는 살구꽃을 손으로 받아들다가 또 입으로 받아먹다가 집으로 돌아가곤 하였는데 어느날 들판 한가운데 살구나무에다 돛을 만들어 달고 떠나려는 한척의 커다란 범선을 보았다 살구꽃 피우던 그가 거기 타고 있을 것 같았다 멀리까지 보리밭이 파도로 넘실거리고 있었다 어서 가서 저 배를 밀어주어야 하나 저 배 위에 나도 훌쩍 몸을 실어야..

2016.06.21

어머니의 못 / 정일근 외

어머니의 못 / 정일근 교회에 다니는 작은 이모는 예수가 사람의 죄를 대신해 못 박혀 죽었다는 그 대목에서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흐느낀다 어머니에게 전도하러 왔다가 언니는 사람들을 위해 못 박혀 죽을 수 있나, 며 함께 교회에 나가 회개하자, 며 어머니의 못 박힌 손을 잡는다 어머니가 못 박혀 살고 있는지 작은 이모는 아직 모른다 시를 쓴다며 벌써 여러 해 직장도 없이 놀고 있는 나는 어머니의 가슴에 박힌 작은 못이며 툭하면 머리가 아파 자리에 눕는 나는 어머니의 가슴에 박힌 큰 못이다 그렇다, 어머니의 마음속에 나는 삐뚤어진 마루판 한 짝이어서 그 마루판 반듯하게 만들려고 삐걱 소리나지 않게 하려고 어머니는 스스로 못을 치셨다 그 못들 어머니에게 박혀 있으니 칠순 가까운 나이에도 식당일 하시는 어머니의..

2015.06.30

서해안 해넘이 명소, 꽃지해수욕장!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그리하여 그와는 언젠가 헤어져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 그 사랑은 가혹한 형별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사실을 깨닫고도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모든것을 터뜨리는 사람이 있다. 안타까운 일이다. 사랑은 왜 이처럼 현명하지 못한가 모르겠다. - 이정하 시집 "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 中 - 해가 지는 해변에서 커피 한 잔 마시며, 한 해를 마무리 하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기다림으로,,,,

꽃지에서 차 한잔 하며, 11월을 배웅합니다

11월을 배웅하고 싶었습니다 예식장에 다녀서, 급하게 출발했는데 5분 늦었습니다 일몰이 상당히 진행이 됐네요 작가님들이 무지 오셨네요 적당한 장소에 커피 한 잔을 들고 안착합니다 바닷가 파도 소리를 들으며, 물결을 바라봅니다 마음 속에는 아직도, 어린시절에 처음 바다를 보았던 두근거림이 있습니다 홀로 천천히 걷다가 , 깊게 숨을 쉬고, 가슴 속 깊이 만나는 것들과 교감합니다 물결너머 수평선과도 하나되어 바다 속 깊은 곳에서 묻어오는 냄새를 맡습니다! 입고, 먹고, 말하는 일상의 많은 일들로부터 조금은 외형적인 것들로부터, 내면으로 들어와, 내 나름대로 살아온 삶이, 남들도 그렇게 그들대로 살아간다는 생각에 이르는데, 참 많은 시간이 지났습니다. 저기 할매바위 아래 사람들이 낯설지 않습니다 헤아릴수 없는 ..

2014.11.30

꽃지의 일몰!

가을 / 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 할 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어느 시인처럼, 내 가슴에 그리운 이름 하나 살아있음으로 행복하다고,,,, 답답하거나 시원한 바닷바람이 그리운 날이면 찿는 곳 입니다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할매바위! 커피를 한잔 사서, 의자에 앉아 해넘이를 보면서 마셔봅니다 차가움이, 전해오는 커피향이 좋습니다 가슴 찡하고,..

슬플 때에는 바람처럼 꽃처럼 / 김정란

슬플 때에는 바람처럼 꽃처럼 / 김정란 슬플 때는 바람처럼 꽃처럼 가만히 삶의 옆얼굴에 손을 대어본다 그리고 들여다보면 손금 속에는 작은 강물이 흘러 랄랄라 랄랄라 숨죽여 노래하듯 울고 있는 눈물 젖은 날개 상한 깃털들 그 강물 속에 보이네 청이도 홍련이도 민비도 죄 모여 앉아서 가만가만 그 깃털들 말리고 있어 가슴이 저려서 갸웃이 고개 숙이고 조금씩 조금씩만 걸어가지 슬플 때는 바람처럼 꽃처럼 가만히 삶의 옆얼굴을 바라본다 갸웃이 바라본 그것 얼마나 가슴저리게 아름다운지 얘기해줄까

2014.07.30

길 가는 자의 노래- 류시화

길 가는 자의 노래 -류시화- 집을 떠나 길 위에 서면 이름없는 풀들은 바람에 지고 사랑을 원하는 자와 사랑을 잃을까 염려하는 자를 나는 보았네 잠들면서까지 살아갈 것을 걱정하는자와 죽으면서도 어떤 것을 붙잡고 있는 자를 나는 보았네 길은 또다른 길로 이어지고 집을 떠나 그 길 위에 서면 바람이 또 내게 가르쳐 주었네 인간으로 태어난 슬픔을 다시는 태어나지 않으리라 다짐하는 자와 이제 막 태어나는 자 삶의 의미를 묻는 자와 모든 의미를 놓아 버린 자를 나는 보았네 행복한 하루의 아침을 열어봅니다 어버이날! 오늘이 있기까지 모든 것을 다하신 부모님의 사랑을 생각합니다 이제는 갈수록 허하시고, 약해지는 모습에 마음이 아픔니다 나도 도둑이 되지 않으려면 받은 무한한 사랑을 내리사랑으로 주어야 하는데 한없이 부..

2014.05.08

안면도 꽃지해수욕장 일몰

가족들과 꽃지해수욕장의 할매바위 낙조를 보러 갔다 여러번 갔으나 시원찮은 일몰에 만조해야 했으나 오늘은 아주 멋지게 해가 진다,,,, 추석 연휴에 많은 사람들이 탄성을 연발하며, 일몰을 감상한다 나도, 우리도, 모두 행복하단다 민족 명절인 추석의 풍요로움일까? 아니면, 다른 성취감일까? 모두가 하루를 이 순간 보내지만, 하루를 어떻게 소비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성공적인 삶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리가 얘기하는 알차게 사는 것이 아닐까? 알차게, 내실있게 사는 것은, 경제학적으로 자원의 배분을 가장 효율적으로 하는 것! 파레토 최적인 상태 ! 시간의 관리는 참 어렵다 어려서부터 지도받아온 것이고, 삶의 화두가 아닐까? 어느 누구도 기다려서는 도출되는 성과가 없으니까? 나의 노력을 필요한 부문에 적적량을 투입..

2013.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