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 김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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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춘화-천리포수목원산 2015. 2. 27. 09:13
꽃 /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 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 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네가 가던 그 날은 / 김춘수 네가 가던 그 날은 나의 가슴이 가녀린 풀잎처럼 설레이었다 하늘은 그린 듯이 더욱 푸르고 네가 가던 그 날은 가을이 가지 끝에 울고 있었다 구름이 졸고 있는 산마루에 단풍잎 발갛게 타며 있었다 네가 가던 그 날은 나의 가슴이 부질없는 눈물에 젖어 있었다. 천리포수목원에 봄을 알리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