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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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연에 폭설 내리던 날삶 2023. 1. 5. 17:49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에게 / 정희성 어느날 당신과 내가 날과 씨로 만나서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우리들의 꿈이 만나 한 폭의 비단이 된다면 나는 기다리리, 추운 길목에서 오랜 침묵과 외로움 끝에 한 슬픔이 다른 슬픔에게 손을 주고 한 그리움이 다른 그리움의 그윽한 눈을 들여다볼 때 어느 겨울인들 우리들의 사랑을 춥게 하리 외롭고 긴 기다림 끝에 어느날 당신과 내가 만나 하나의 꿈을 엮을 수만 있다면. 긴 터널처럼 연말이 지나갑니다 유난히 힘든 느낌입니다 묵지근한 어깨, 조금은 스크래치 난 마음결,,,,, 자존감도 채우고, 참으며 버틴 나를 위하여 어디든 떠나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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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설(暴雪) / 오탁번산 2022. 12. 23. 22:10
폭설(暴雪) / 오탁번 삼동에도 웬만해선 눈이 내리지 않는 남도 땅끝 외진 동네에 어느 해 겨울 엄청난 폭설이 내렸다 이장이 허둥지둥 마이크를 잡았다 -주민 여러분! 삽 들고 회관 앞으로 모이쇼잉! 눈이 좆나게 내려부렸당께! 이튿날 아침 눈을 뜨니 간밤에 자가웃 폭설이 내려 비닐하우스가 몽땅 무너져 내렸다 놀란 이장이 허겁지겁 마이크를 잡았다 -워메, 지랄나부렀소잉! 어제 온 눈은 좆도 아닝께 싸게싸게 나오쇼잉! 왼종일 눈을 치우느라고 깡그리 녹초가 된 주민들은 회관에 모여 삼겹살에 소주를 마셨다 그날 밤 집집마다 모과빛 장지문에는 뒷물하는 아낙네의 실루엣이 비쳤다 다음날 새벽 잠에서 깬 이장이 밖을 내다보다가, 앗!, 소리쳤다 우편함과 문패만 빼꼼하게 보일 뿐 온 천지가 흰눈으로 뒤덮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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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객 / 정현종산 2022. 6. 14. 21:04
가객 / 정현종 세월은 가고 세상은 더 헐벗으니 나는 노래를 불러야지 새들이 아직 하늘을 날 때 아이들은 자라고 어른들은 늙어가니 나는 노래를 불러야지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동안 무슨 터질 듯한 立場입장이 있겠느냐 항상 빗나가는 구실 무슨 거창한 목표가 있겠느냐 나는 그냥 노래를 부를 뿐 사람들이 서로 미워하는 동안 나그네 흐를 길은 이런 거지 저런 거지 같이 가는 길 어느 길목이나 나무들은 서서 바람의 길잡이가 되고 있는데 나는 노래를 불러야지 사람들이 걸신걸신을 섬기는 동안 하늘의 눈동자도 늘 보이고 땅의 눈동자도 보이니 나는 내 노래를 불러야지 우리가 여기 살고 있는 동안 ----- 낮술로 붉어진 아, 새로 칠한 뺑끼처럼 빛나는 얼굴, 밤에는 깊은 꿈을 꾸고 낮에는 빨리 취하는 낮술을 마시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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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끝에 있는 그대에게/최유주삶 2022. 3. 23. 17:25
그리움의 끝에 있는 그대에게/최유주 침묵…… 아무런 말할 수 없다 선택은 언제나 당신의 몫 그리고 자신만의 몫이니까 아무리 사랑한다며 기다려도 오지 못할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에 무수히 많은 시간 틀에 애증의 그림도 그리고 그것도 안되면 마음속에 있는 너를 지워도 보고 어쩌겠는가 사람의 마음처럼 모든 일이 된다고 하면 세상의 빛나는 보석은 존재하지 않는 법 지금 이대로 너는 저 끝에서 나는 여기 끝에서 너의 마음을 담고 느끼는 순간이 최고의 사랑인 것을 이제 운명이라 여기자 우리 살아있음에 누릴 수 있는 선물 중 하나, 사랑, 그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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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 도지현삶 2022. 1. 13. 22:28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 도지현 사람에게는 뜻하지 않은 별리가 있다 사랑하기에 이별을 해야 하는 일이 있고 헤어지고 나서 가슴 아픈 후회를 하지 그런데도 가슴에 아릿한 그리움 하나쯤 품고 있다는 것은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 그렇지만 그리운 사람이 있다는 것은 무한한 슬픔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지 사랑이라는 명제 속에서 내릴 수 없는 정의 그리움 속에서 가슴이 녹아내리는 아픔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사랑했던 추억 영화의 한 신처럼 뇌리의 회로 속에서 영사기를 돌리듯 그 추억 속에 잠기는데 그런 추억이 있다는 것으로 살아갈 힘이 되지 인생에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은, 가족과 친구라는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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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도 사랑일거야산 2017. 9. 18. 21:26
그리움도 사랑일거야 문득 그리움에 숲에 섰다 뜨겁게 밀려왔다 옆자리 실눈 뜬 아내에게 묻는다 법성에 가고 싶다고,,, 다시 묻는다 불갑산 상사화는? 우린 그리워서 만나야 하니까? 새벽 독경소리에 연실봉 햇살이 쪼개져 퍼진다 법성에 뭍은 기억을 꺼낸다 마리난타를 추억하며,,, 상사화 흐트러진 동백골, 죽음도 잇지 못하는 그리움이 불갑사 팔자 지붕에 얹어 있거늘 슬픔을 털 수가 있나,,, 산문에는 오늘도, 축제는 익어가고 지고 피는 사랑이야 가득하거늘 붉고, 짙은 영광의 그리움은 짐작이야 하것소 상사화 길게 핀 산책길을 걸어 나오며 나는 사랑하는 이의 손을 꼭 잡는다 너만 모르는 사랑을 잡고 싶다 불갑사 상사화 보면서 자작시 졸작 써봅니다 짙은 그리움이 가득한 곳 입니다 -- 다시 가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