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풍경
-
3월에 읽어보는 시삶 2016. 2. 29. 22:54
봄비 / 고정희 가슴 밑으로 흘러보낸 눈물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모습은 이뻐라 순하고 따스한 황토 벌판에 봄비 내리는 모습은 이뻐라 언 강물 풀리는 소리를 내며 버드나무 가지에 물안개를 만들고 보리밭 잎 사귀에 입맞춤하면서 산천초목 호명하는 봄비는 이뻐라 거친 마음 적시는 봄비는 이뻐라 실개천 부풀리는 봄비는 이뻐라 오 그리운 이여 저 비 그치고 보름달 떠오르면 우리들 가슴속의 수문을 열자 봄비 찰랑대는 수문을 열자 봄비 찰랑대는 수문을 쏴 열고 꿈꾸는 들판으로 달려나가자 그때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하리 다만 둥그런 수평선 위에서 일월성신 숨결 같은 빛으로 떠오르자 처음 만나던 때 / 김광규 조금만 가까워져도 우리는 서로 말을 놓자고 합니다 멈칫거릴 사이도 없이 ―너는 그 점이 틀렸단 말이야 ―야 돈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