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여행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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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 / 김현태삶 2021. 12. 17. 00:00
인연이라는 것에 대하여 / 김현태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이란 잠자리 날개가 바위에 스쳐, 그 바위가 눈꽃처럼 하이얀 가루가 될 즈음, 그때서야 한 번 찾아오는 것이라고 그것이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등나무 그늘에 누워 같은 하루를 바라보는 저 연인에게도 분명, 우리가 다 알지 못할 눈물겨운 기다림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겨울 꽃보다 더 아름답고, 사람 안에 또 한 사람을 잉태할 수 있게 함이 그것이 사람의 인연이라고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나무와 구름 사이 바다와 섬 사이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수 천, 수 만 번의 애닯고 쓰라린 잠자리 날개 짓이 숨쉬고 있음을 누군가가 그랬습니다 인연은, 서리 처럼 겨울 담장을 조용히 넘어오기에 한 겨울에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 놓아야 한다고 누군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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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행상 / 김재진삶 2018. 12. 18. 16:52
「 나는 완벽하지 않고, 앞으로도 그럴 수 없을 거다』 라는 사실을 수긍하면 한없이 편하다 나에게도 짐이 되고, 타인에게 부담이 되는 완벽, 참 피곤하게 만들었다 내려놓으니 편안하다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바를 마음껏 추구하며 살지는 못한다 나에게 득이 되는 것만도 선택하지는 않는다 오늘은 탈피하여 자유롭고 싶다 좋은사람, 착한 사람이 되어보겠다는 컴풀랙스에서 떠난다 마음의 행상 / 김재진 하루를 걸어 백 리를 가고 이틀을 걸어 그보다 멀리 깃들일 곳 없는 마음 하나 내려놓으려 억울한 마음 하나 내려놓으려 찌르레기는 노래하고 쏙독새의 울음이 바람 아래 수근거리고 쑥부쟁이의 어둠, 엉겅퀴의 어둠, 물 위를 스쳐 가는 작은 물떼새의 종종거리는 어둠 하루를 걸어서 백 리를 가고 이틀을 걸어서 그보다 멀리 방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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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자령으로,,,!산 2017. 1. 14. 20:00
선자령으로 누구는 그리워했다 하얀눈, 바람,,, 나도 그리웠다 원시적 이야기가 있는 바다도 보이고, 바람에 이는 칼바람도 있는 그곳에 고단한 나를 뉘고 싶었다 졸음에 겨운 시간 그래서 떠났다 멀리 동해 바다에서 불어오는 이야기가 듣고 싶었다 오르막에 숨이 차면 선자령은 이야기 할 것이다 그대 사랑하는 곳으로 돌아가라고 늘 삶은 싱거웠다 번민 정도 던지라고 올라온 산은 아니건만 풍차는 돌며, 돌아가란다 한움쿰 숨을 마신다 차가운 공기가 폐부에 가득하도록 마신다 많은 이가 와서 동해를 보며 노래한다 오늘, 당신이 있어 좋았다고,,,, 고단한 마음을 가을빛 머금은 메밀막국수에 씻어보련다 그 또한 원시적 그리움이 있으니까,,,, 영하 20도, 추웠습니다 행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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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느낌, 덕유산3!산 2016. 1. 27. 06:32
당신 울고 있나요 / 장인하당신 울고 있나요 지금 무엇 때문에 그렇게 슬픈 표정으로 울고 있는 건가요 당신 서러워서 울고 있나요 나를 보지 못해서 울고 있는건가요나와 함께 하지 못하는 그리움땜에 울고 있나요 당신이 울고 있을 자격이나 있나요 서러웁다고 보고 싶다고 나에게 말할 자격이나 있나요 예전 같으면 당신이 울고 있으면 모든거 내팽개쳐 두고 한달음으로 달려가당신 두눈에 흐르는 눈룸 말없이 닦아주고 살포시 안아 주었을 나인데 이젠 그러질 못하네요당신이 외면한 사랑때문에 내가 더아파서당신 사랑 받아줄 내마음의 여유가 없어져 버렸어요 당신 지금 그렇게 슬픈듯 세상이 끝난것처럼 울고 있지만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괜찮아질거예요나도 예전에 당신이 외면한 사랑땜에 행복해 하면 웃었던 날보다 가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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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바다 - 김남조삶 2015. 11. 29. 11:11
겨울바다 - 김남조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미지(未知)의 새, 보고 싶던 새들은 죽고 없었네. 그대 생각을 했건만도 매운 해풍(海風)에 그 진실마저 눈물져 얼어 버리고 허무의 불 물 이랑 위에 불어 있었네. 나를 가르치는 건 언제나 시간……. 끄덕이며 끄덕이며 겨울 바다에 섰었네.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기도를 끝낸 다음 더욱 뜨거운 기도의 문이 열리는 그런 영혼을 갖게 하소서 남은 날은 적지만 겨울 바다에 가 보았지 인고(忍苦)의 물이 수심(水深) 속에 기둥을 이루고 있었네. 첫눈이 폭설로 내린 날, 대천해수욕장에 갔었습니다 아무도 밟지 않은 눈과 파도, 바람이 저를 맞이해주었습니다. 궁극적인 질문을 던지 곳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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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나를 불렀다,,,, 김재진삶 2015. 1. 18. 07:00
삶이 나를 불렀다,,,, 김재진 한때는 열심히 사는 것만이 삶인 줄 알았다. 남보다 목소리 높이진 않았지만 결코 턱없이 손해보며 살려 하진 않던 그런 것이 삶인 줄 알았다. 북한산이 막 신록으로 갈아입던 어느 날 지금까지의 삶이 문득 목소리 바꿔 나를 불렀다 나는 지금 어디까지 와 있는가? 어디를 그렇게 바삐 가고 있는 건가? 반짝이는 풀잎과 구르는 개울 하찮게 여겨왔던 한 마리 무당벌레가 알고 있는 미세한 자연의 이치도 알지 못하면서 아무 것도 모르면서 다 알고 있는 듯 착각하며 그렇게 부대끼는 것이 삶인 줄만 알았다. 북한산의 신록이 단풍으로 바뀌기까지 노적봉의 그 벗겨진 이마가 마침내 적설에 덮이기까지 아무것도 모르면서 나는 그렇게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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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꿈을 꾸렵니다 / 용혜원삶 2015. 1. 3. 19:43
이제는 꿈을 꾸렵니다 / 용혜원 촛불조차 켤 수 없는 밤입니다 달빛으로 환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내 마음은 아직 어둡기만 합니다 숨고만 싶은데 온 방 안에 있는 것들이 나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서재에 가지런히 놓인 책들 벽에 걸린 그림들 어제 마시다 그대로 놓여 있는 커피잔 새벽을 지나가는 시계바늘이 더욱 날카롭게 나를 쳐다보고 있습니다 이 밤에 숨어들 수 있는 곳은 잠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꿈을 꾸렵니다 그 속에서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고 그대를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맑고 아름다운 눈을 가진 그대를 폭설이 내린 후, 도솔천에 들렸습니다 화려한 가을은 지났어도, 깊은 흔적은 그대로 흐릅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하여 다시 찿은 도솔천에서 꿈, 사랑, 삶의 바른 자세,,,,를 생각해 봅니다 소망이 있는 시작이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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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유산 눈꽃 구경산 2014. 12. 26. 09:33
2014년 12월 21일 덕유산에 눈꽃구경 ! 오후에 갑자기 내린 눈으로 포기하고 하산! 산은 허락한 부문만 보는거로 ? 행복 /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머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삼고 피어 흥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방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 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