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월암 낙조
-
간월도 / 노향림삶 2022. 7. 26. 17:54
간월도 / 노향림 간월도에 와 간월암 너무 아득해서 그만두고 높은 돌계단의 해탈문에 이르러 누구나 한번쯤 옷깃 여민다는 그곳도 말고 나지막한 바위섬 아래 갯벌로 걸어내려가리. 하루에 두차례 햇볕 아래 펑퍼짐한 알몸 드러낸 석화 초만원의 나라, 갈고리와 파도가 싱싱한 엇박자로 울리는 세상, 등에 꼽추처럼 짊어진 대바구니 내려놓고 사람들 틈에 나도 퍼질러 앉아 만조도 깜박 잊고 석화를 캐리. 바닷물이 와 정강이와 허벅지를 서늘히 누르면 일몰에도 가라앉지 않고 뜬 간월암 절집의 깜박이는 둥근 등불 바라보며 시간 앞에 넋 놓고 앉아 시간 따위는 잊어도 좋으리. 화엄은 멀고 수평선에 박힌 석화만큼 이지러진 초승달 앞에 까고 있던 한 소쿠리 비린 목숨 내려놓고 바다 밖으로 해탈하듯 잦아드는 달빛 소리나 귀담아들..
-
아름다운 노을이고 싶습니다 / 김용호삶 2022. 2. 27. 22:11
아름다운 노을이고 싶습니다 / 김용호 내게 행운이 있어 당신과 좋은 인연으로 인해 행복이 움트고 있음 실감합니다. 때로는 원하신다면 당신의 그림자라도 되어 사뿐 사뿐 따라 다니고 싶어집니다 혼자 있을 때 당신과의 맺은 인연을 골똘히 생각하면 내 마음이 유쾌해집니다. 좋은 당신이 내게 존재하므로 내 마음이 단출해지고 행복해지고 큰 부자가 되었습니다. 당신이 하도 좋아서 해거름에는 내가 당신 곁에 머물 수 있는 아름다운 노을이고 싶습니다. 바다를 보지 않햇다고, 바다가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낙조를 기다려도, 매일 보여주시는 것도 아닙니다 집콕에서 무료함에, 콧구멍 찬바람이 그리웠습니다 간월암으로 달려서,,,, 자리를 잡고, 섭니다 사라지지는 않는데, 그리웠습니다 행복이 넘치는 상상 그 너머의 꿈을 꾸셔요
-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 양광모삶 2021. 1. 13. 21:38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 양광모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니 따뜻한 것이 그립다 따뜻한 커피 따뜻한 창가 따뜻한 국물 따뜻한 사람이 그립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 조금이라도 잘 하는 것이 있다면 그리워하는 일일 게다 어려서는 어른이 그립고 나이 드니 젊은 날이 그립다 여름이면 흰 눈이 그립고 겨울이면 푸른 바다가 그립다 헤어지면 만나고 싶어 그립고 만나면 혼자 있고 싶어 그립다 돈도 그립고 사랑도 그립고 어머니도 그립고 아들도 그립고 네가 그립고 또 내가 그립다 살아오면서 많은 사람을 만나고 헤어졌다 어떤 사람은 따뜻했고 어떤 사람은 차가웠다 어떤 사람은 만나기 싫었고 어떤 사람은 헤어지기 싫었다 어떤 사람은 그리웠고 어떤 사람은 생각하기도 싫었다 누군가에게 그리운 사람이 되자 사람이 그리워야 사람이다 사람이..
-
이른 봄에 가장 맛난, 남당항 새조개 드시러 오셔요음식 2020. 2. 21. 17:20
새조개란 ? 학명은 Fulvia mutica (REEVE)이다. ≪자산어보 玆山魚譜≫에는 작합(雀蛤), 속명 새조개(璽雕開)라는 것이 “큰 것은 지름이 4, 5치 되고 조가비는 두껍고 매끈하며, 참새의 빛깔을 지니고 그 무늬가 참새털과 비슷하여 참새가 변하여 된 것이 아닐까 의심스럽다. 북쪽 땅에서는 매우 흔하지만 남쪽에서는 희귀하다.”고 간단하게 기재되어 있다. 기재가 너무 간단하여 어떤 종인지 확언할 수 없으나, 이것은 새조개에 관한 기록인 것으로 추측된다. 새조개는 각장 95㎜, 각고 95㎜, 각폭 65㎜에 달하며, 패각은 볼록하고 원형이며 얇다. 패각의 표면은 각정에서는 홍색을 띠고 배쪽 가장자리는 백색을 띠며 각피는 연한 황갈색이다. 패각의 표면에는 40∼50줄의 가늘고 얇은 홈들이 방사상으로 ..
-
섣달, 그믐날삶 2020. 1. 24. 12:43
송년에 즈음하면 / 유안진 송년에 즈음하면 도리 없이 인생이 느껴질 뿐입니다 지나온 일 년이 한 생애나 같아지고 울고 웃던 모두가 인생! 한마디로 느낌표일 뿐입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자꾸 작아질 뿐입니다 눈 감기고 귀 닫히고 오그라들고 쪼그라들어 모퉁이길 막돌맹이보다 초라한 본래의 내가 되고 맙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신이 느껴집니다 가장 초라해서 가장 고독한 가슴에는 마지막 낙조같이 출렁이는 감동으로 거룩하신 신의 이름이 절로 담겨집니다 송년에 즈음하면 갑자기 철이 들어 버립니다 일년치의 나이를 한꺼번에 다 먹어져 말소리는 나직나직 발걸음은 조심조심 저절로 철이 들어 늙을 수밖에 없습니다. 따스한 밥 한끼에 삶의 진한 채취를 느끼는 날 입니다 감사합니다
-
노을 /서정윤삶 2019. 7. 4. 22:01
노을 /서정윤 누군가 삶을 마감하는가 보다 하늘에는 붉은 꽃이 가득하다 열심히 살다가 마지막을 불태우는 목숨 흰 날개의 천사가 손잡고 올라가는 영혼이 있다보다 유난히 찬란한 노을이다. 세상에서 어려울 때, 떠는 것이 여행은 아니다 소란한 일상에서 잠시 비겨 가는 것이다 여행은 예기치 못한 마주침이 있어서 좋다 그래서 나는 가끔 우리집 주인님을 집에 두고 떠난다 어차피 돌아올 길이지만, 그것이 자유처럼 느껴진다 소망하지만,,,, 고요함을 찿아 떠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광고의 카피처럼, 여행은 자유다,,,! 간월암 일몰 앞에서는 더욱 자유롭다
-
첫 마음의 길 / 박노해삶 2019. 3. 12. 19:00
첫 마음의 길 / 박노해 첫마음의 길을 따라 한결같이 걸어온 겨울 정오 돌아보니 고비마다 굽은 길이네 한결같은 마음은 없어라 시공을 초월한 곧은 마음은 없어라 시간과 공간 속에서 늘 달라 져온 새로와진 첫마음이 있을 뿐 변화하는 세상을 거슬러 오르며 상처마다 꽃이 피고 눈물마다 별이 뜨는 굽이굽이 한결같은 첫마음이 있을 뿐 30여년이 흘렀습니다 솜털 보숭한 청년이 저에게 약속한 것이 있었습니다 농업과 농촌에 작은 변화를 주는 사람이 되자고,,, 저의 작은 손에 희망이란 글자를 들고 달려 보았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얻는 것이 어렵고도 어려운 일임을 알았지만, 새롭고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이제 열정의 기간을 뒤로 하고, 지나온 시간을 고이 고이 정리합니다 남의 손을 씻어주다 보면, 내 손도 씻어져 깨끗해지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