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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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내리는 밤삶 2023. 9. 20. 21:44
거리에 가을비를 세워두고 / 류시화 시월은 안사돈들이 나란히 나와서 혼례의 촛불을 밝히는 달, 우리나라의 단풍은 이 한 달을 북에서 남으로 걸어서 내려오느니 휴일에는 한줄금 비를 데리고 빗속에 우산을 들고 플라타너스 잎 지는 거리에 나서면 우중충한 소문들도 잠시 귓전에서 멀어진다 우산 하나로 헛되고 욕된 세상을 비껴갈 수야 없지만 새벽마다 길섶 찬 이슬로 더욱 맑아지던 풀벌레의 울음소리 이 차가운 빗속에 한꺼번에 사라져버린 것은 아니리 거리에 가을비를 세워두고 찻집에 들러 혼자라도 좋으니 잘 끓인 커피 한잔을 천천히 맛보며 월명 시인의 제망매가 몇 구절을 떠올리고 싶느니. 가을비를 그대에게 / 정연화 그대가 사는 그곳에도 비가 내리나요? 내리는 빗방울을 바라보며 가을비에 젖고있어요 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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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김현승삶 2022. 9. 4. 07:35
가을 /김현승 봄은 가까운 땅에서 숨결과 같이 일더니, 가을은 머나먼 하늘에서 차가운 물결과 같이 밀려온다. 꽃잎을 이겨 살을 빚던 봄과는 달리, 별을 생각으로 깍고 다듬어 가을은 내 마음의 보석(寶石)을 만든다. 눈동자 먼 봄이라면, 입술을 다문 가을. 봄은 언어 가운데서 네 노래를 고르더니, 가을은 네 노래를 헤치고 내 언어의 뼈마디를 이 고요한 밤에 고른다. 비 내리는 날, 고딩시절 걷던 골목길에서 흐러나오던 LP판 피아노곡이 듣고 싶어진다 지금은 없어진 맥심다방도 생각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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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색!삶 2013. 9. 16. 07:19
가을비 내리는 날! 고요함 속에서 내 묵은 마음을 두드려 봅니다 가을이 왔다고,,, 들판은 풍요의 미소로 가득합니다 가을비는 청명한 하늘에서 느낌으로 흐르는 눈물인가? 지난 뜨겁던 여를! 태냔과 구름은 목마름과 잠깐의 휴식을 주었지 이제 귀뚜라미의 가을소리에 그들은 미소짓네 우리가 살아온 것처럼, 하루, 일년, 아니 많은 날들이 그렇게 지나는 것을,,, 봄이 어제처럼 느껴지는데, 꽃들의 입술에서도, 깊은 가을색을 느낍니다 홀로선 이 순간 한 처녀의 미소 띤 입술에 심장이 뛰던 그 추억도 차가운 가을 코스모스가 나를 안는다 모두가 죽고, 다시 태어나는 지구별 나를 소생시키는 것, 삶의 가시덤불 속에서 가꾸워온 사랑일 것이다 가을은 또 올 것이다 이제 내 삶의 가을은 지날 것이지만? 행복하고, 멋진 한 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