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혼자는 외롭고 둘은 그립다...
농돌이
2020. 9. 16. 07:53
혼자는 외롭고 둘은 그립다...
혼자라 느껴질때
외톨이라 내 자신이 느껴질때
전 가끔씩 나무에 기댄체
그렇게 서 있습니다.
잎사귀 그늘이
내 얼굴에 물들고
바람이 내 가슴
한 모퉁이를 부채질 해도
그냥 그대로
오후의 정적을 감당하며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나무와 나 사이
그 사이엔 외로움도
쓸쓸함도 아품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잠시 내 스스로가
한 그루의 나무가 되기 때문입니다.
길을 잃은 개미들에게
친절히 길을 안내해 주고
오랜 여행으로 지친 참새에겐
잠시 나뭇가지 하나 정도는
은근히 내밀어 주며
땀 흘리는 노동자에겐
꿀처럼 달콤한
그늘 한폭을 선사해 주는
나무가 되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엔
혼자란 없습니다.
다만 혼자 서 있는
사람만 가득할 뿐이지요
당신이
외톨이라 느껴질때
그래서 그 서글픔이
가슴밖으로 넘쳐 흐를때
나무 가까이 다가가
나무에 기대세요
그렇게 한 그루의 나무가 되세요
당신을 원하는
수많은 외로움 때문에
당신은 금새
외톨이 임을 잊을 겁니다.
- 김현태 산문집 <혼자는 외롭고 둘은 그립다> 중에서... -
생각이 꽃을 피운다
허공은 푸르름으로 가득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