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의 노래 / 이해인

농돌이 2017. 9. 29. 21:48

풀꽃의 노래 / 이해인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굳이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좋아 
 
바람이 날 데려가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새롭게 태어날 수 있어 
 
하고 싶은 모든 말들
아껴둘 때마다
씨앗으로 영그는 소리를 듣지 
 
너무 작게 숨어 있다고
불완전한 것은 아니야 
 
내게도 고운 이름이 있음을
사람들은 모르지만
서운하지 않아 
 
기다리는 법을
노래하는 법을
오래전부터
바람에게 배웠기에
기쁘게 살 뿐이야 
 
푸름에 물든 삶이기에
잊혀지는 것은
두렵지 않아 
 
나는 늘
떠나면서 살지 

 

울릉도 해국을 바라보며

삶의 진솔함을 배움니다

 

두 팔을 벌려 달려오는 삶은 없다

무조건 배척하는 삶도 없을 것이다

 

진면목을 보는 거울은 우리를 힘들게도 한다

 

오늘은 참 힘들다

주변도 힘듬을 내가 안다

 

안고,

싸서 가지고 집으로 왔다

 

나는 그런 큰 그릇은 절대로 아니다

 

하지만,

 

나를 흔들어 깨우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