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산으로 가는 길
농돌이
2025. 6. 5. 21:28
구부러진 길 / 이준관
나는 구부러진 길이 좋다.
구부러진 길을 가면
나비의 밥그릇 같은
민들레를 만날 수 있고
감자를 심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
날이 저물면
울타리 너머로
밥 먹으라고 부르는
어머니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
구부러진 길 하천에
물고기가 많이 모여 살듯이
들꽃도 많이 피고
별도 많이 뜨는
구부러 진길
구부러진 길처럼
살아온 사람이
나는 좋다.
반듯한 길
쉽게 살아온 사람 보다
흙투성이 감자처럼
울퉁불퉁 살아온 사람에
구불구불 구부러진
삶이 좋다.
구부러진 주름살에
가족을 품고 이웃을 품어가는
구부러진 길 같은
사람이 좋다.
신은 자만심에 차 있는 사람과 가장 거리가 멀다. 왜냐하면 다른 모든 사람들은 신을 필요로 하지만, 자만심에 찬 사람은 신 없이도 자신이 잘 살아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 마하리쉬의 대화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