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무궁화 / 이해인
농돌이
2019. 8. 14. 21:39
무궁화 / 이해인
아픔의 꽃술 길게 물고
하늘 향해 섰는 무궁화여
우리의 한과 슬픔을 알고 있어서
우리 탓도 아니게 두 동강 나버린
삼팔선의 비극을 알고 있어서
차라리 입 다문 거지?
향기도 감춘 거지?
좋은 일이 있어도 헤프게 웃지 않는
슬기를 배운 거지?
오늘도 의연히 버티고 서서
마음으로 마음으로
모든 것을 헤아리는 꽃
붉은 가슴마다 태극기를 꽂으며
오늘도 자유를 노래하는
겨레의 꽃 무궁화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