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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에 쓰네 / 고정희
    2019. 12. 25. 15:28

    하늘에 쓰네 / 고정희

    그대 보지 않아도 나 그대 곁에 있다고
    하늘에 쓰네
    그대 오지 않아도 나 그대 속에 산다고
    하늘에 쓰네

    내 먼저 그대를 사랑함은
    더 나중의 기쁨을 알고 있기 때문이며
    내 나중까지 그대를 사랑함은
    그대보다 더 먼저 즐거움의 싹을 땄기 때문이리니

    가슴속 천봉에 눈물 젖는 사람이여
    억조창생 물굽이에 달뜨는 사람이여
    끝남이 없으니 시작도 없는 곳
    시작이 없으니 멈춤 또한 없는곳,
    수련꽃만 희게 희게 흔들리는 연못가에
    오늘은 봉래산 학수레 날아와
    하늘 난간에 적상포 걸어놓고

    달나라 광한전 죽지사
    열두 대의 비파에 실으니
    천산의 매화향이 이와 같으랴
    수묵색 그리움 만리를 적시도다
    만리에 서린 사랑 오악을 감싸도다

    그대 보지 않아도 나 그대 곁에 있다고
    동트는 하늘에 쓰네
    그대 오지 않아도 나 그대 속에 산다고
    해지는 하늘에 쓰네

     

    「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

      이 세상 지울 수 없는 얼굴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 고정희 시인의 지울 수 없는 얼굴에서 」

     

    2019년이 딱 6일을 남겼습니다

    보잘 것 없는 삶이지만 정리를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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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