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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설 가득한 선자령산 2020. 2. 28. 22:08
춘설/英雲이서윤
바람타고 내려오는 눈송이
첫눈 내리는 날
만나자고 약속했던 그,
머리칼 위로 하염없이 떨어지던
눈송이 눈송이들.. .
야속한 시간이 하나 둘 비껴갈때
꽃잎 날리는 담 밑 서성이다
붉은 꽃나무 우거진 그늘로 들어가
흐르는 시간을 통한할뿐.
서러움과 아픔의 결정체가
봄 바람타고 흩날리던
지난 봄
그대와 손잡고 거닐었던
중앙로 벚꽃 길
가슴에 뜨거운 낙인 찍으며
아무도 모르게 넣어준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주머니
삶의 밑바닥 그 끝에서
끔찍하게 무겁고
끔찍하게 힘들고
끔찍하게 뜨거운
그 뭉쳐졌던 것들이 터지는 날
내 몸에서 하얀 별이 쏟아진다새벽을 달려 마주한 호젓한 산 길,
허리까지 내린 춘설이 감격스러웠다
세파에 물든 머리와
욕망에 벌떡이는 가슴을
쓰다듬어 주었다
순간,
세상이 아름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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