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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흔두개 의 초록/ 마종기
    2015. 6. 14. 01:13

    과로와 스트레스로가 원인이지만 나의 관리 부실로 일정을 펑크내고 금요일부터 누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감기가 있어, 큰 병원에는 못가고, 지인에게 가서 약과 주사를 받았습니다

    전문병원이 아니라서인지 차도가 없고, 심하기만 합니다

     

    오늘 저녁은 몸에서 땀이 비오듯 하는 것이 잔치가 완성되어 가나 봅니다

    편도에 염증이 ,,,,

     

    한 20년 만에 재발입니다

    산행을 하면서 완치가 됐다고 믿었는데,,,,

     

    밤이 길고, 험하여 아내를 재우고 책상에 앉았습니다

    이런책, 저런책을 읽어 봅니다

    당면한 책도, 인문학도,,,

    머리에는 잘 안들어 오는데 읽으며, 새벽을 보렵니다

     

    편도염은 낮에는 비교적 조용하거든요?

     

     

    마흔두개 의 초록/ 마종기

     

    초여름 오전 호남선 열차를 타고

    창밖으로 마흔두 개의 초록을 만난다.

    둥근 초록, 단단한 초록, 펴져 있는 초록사이,

    얼굴 작은 초록, 초록 아닌 것 같은 초록,

    머리 헹구는 초록과 껴안는 초록이 두루 엉겨

    왁자한 햇살의 장터가 축제로 이어지고

    젉음 초록은 늙은 초록을 부축하며 나온다.

    그리운 내 강산에서 온 힘을 모아 통정하는

    햇살 아래 모든 몸이 전혀 부끄럽지 않다.

    물 마시고도 다스려지지 않는 목마름까지

    초록으로 색을 보인다. 흥청거리는 더위.

     

    열차가 어느 역에서 잠시 머무는 사이

    바깥이 궁금한 양파가 흙을 헤치고 나와

    갈색 머리를 반 이상 지상에 올려놓고

    다디단 초록의 색깔을 취하도록 마시고 있다.

    정신 나간 양파는 제가 꽃인 줄 아는 모양이지.

    이번 주일으 골라 친척이 될 수밖에 없었던

    마흔두 개의 사연이 시끄러운 합창이 된다.

    무겁기만 한 내 혼도 잠시 내려놓는다.

    한참 부풀어오른 땅이 눈이 부셔 옷을 벗는다.

    정읍까지는 몇 정거장이나 더 남은 것일까.

     

    바래봉 철쭉

    (개심사 왕벚꽃)

    11번째 시집 '마흔두 개의…' 출간

    [ 박상익 기자 ]

    한국경제

    이방인이자 경계인으로서의 감각을 지닌 마종기 시인(76·사진)이 5년 만에 열한 번째 시집 마흔두 개의 초록(문학과지성사)을 들고 독자들을 찾았다. 연세대 의대, 서울대 대학원을 마치고 1966년 미국으로 건너간 그는 매년 이맘때면 고국으로 건너와 두어 달을 머무른다. 이번 귀국은 그에게 더욱 뜻깊다. 아동문학가였던 아버지 고 마해송 선생(1905~1966)의 전집이 총 10권으로 완간됐기 때문이다.

    지난 26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난 마 시인은 아버지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편도 비행기 표만 들고 미국으로 건너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가 돌아가신 탓에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며 울먹였다.

    표제작을 비롯해 그의 시집에는 ‘마흔 둘’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한다. 그는 “여러 모양의 초록이 막 신나는 늦봄에 마흔두 개가 툭 튀어나왔다”며 “42는 메이저리그 흑인 야구선수 재키 로빈슨의 등번호로, 미국 사람들에게는 상징적인 숫자”라고 설명했다. 마이애미에서 헤밍웨이가 살았던 키웨스트까지 연결된 다리의 개수도 42개다.

    시력(詩歷) 50년을 훌쩍 넘긴 마 시인은 “나이를 먹으면 시를 천천히 써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이전 작품에 비해 시가 조금 길어진 것은 시인으로서의 역량이 떨어져 가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겸손히 말했다. 그러나 그가 묘사하는 삶의 풍경과 사람 사이의 관계는 여전히 건강한 시적 긴장감을 준다.

    이번에 완간된 마해송 전집에 그는 큰 애정을 보였다. 마 시인은 “동화뿐만 아니라 수필을 포함한 전집을 내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씻은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전에 출간된 1~7권은 동화집이고 8~10권인 편편상 전진과 인생 아름다운 새벽에는 수필이 실렸다. 일제강점기, 6·25전쟁 등 혼란스러운 시대였는데도 어린이와 아동 인권, 문화예술 전반에 걸친 그의 지성적 면모가 상세히 드러나 있다.

    마 시인은 “아버지 덕분에 피란지에서도 책을 많이 읽었다. 책장에 책이 꽂혀 있는 것만으로도 화려한 생활이라 할 정도로 가난한 시대였다”고 기억을 더듬었다. 아버지 이야기를 하는 내내 그의 눈은 촉촉이 젖어 있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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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