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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을 떠납니다
    2018. 10. 21. 12:33

    설악산 얘기 / 진교준

     

    1

    나는 산이 좋더라
    파란 하늘을 통째로 호흡하는
    나는 산이 좋더라
    멀리 동해가 보이는
    설 . 설악 . 설악산이 좋더라

     

    2

    산에는 물, 나무, 돌 . . .
    아무런 誤解도
    法律도 없어
    네 발로 뛸 수도 있는
    원상 그대로의 自由가 있다.
    고래 고래 고함을 쳤다. 나는
    고래 고래 고함을 치러
    여기까지 온 건지도 모른다.

     

    3

    산에는
    파아란 하늘과 사이에
    아무런 障碍도 없고
    멀리 東海가 바라 뵈는 곳
    산과 하늘이 融合하는 틈에 끼어 서면
    無限大처럼 가을 하늘처럼
    마구 부풀어 질 수도 있는 것을 . . .
    정말 160cm라는 건 아무 것도 아닐 수도 있는 것을 . . .

     

    4

    도토리를 까 먹으며
    설악산 오솔길을 다리쉼 하느라면
    내게 한껏 남는 건
    머루 다래를 싫건 먹고픈
    素朴한 慾望일 수도 있는 것을 . . .
    自由를 꼭 깨물고
    차라리 잠 들어 버리고 싶은가

     

    5

    깨어진 기왓장처럼
    五世庵 傳說이 흩어진 곳에
    금방 어둠이 내리면
    종이 뭉치로 문구멍을 틀어 막은
    조그만 움막에는
    뜬 숯이 뻐얼건 탄환통을 둘러 앉아
    갈가지가 멧돼지를 쫓아 간다는 (註, 갈가지: 강원도 방언으로 범 새끼)
    포수의 이야기가 익어간다
    이런 밤엔
    칡 감자라도 구어 먹었으면 더욱 좋을 것을

     

    6

    百潭寺 내려가는 길에 骸骨이 있다고 했다
    해골을 줏어다가 술잔을 만들자고 했다
    해골에 술을 부어 마시던 빠이론이
    한 개의 해골이 되어버린 것 처럼
    哲學을 부어서 마시자고 했다
    해 . 골 . 에 . 다 . 가 . . . .

     

    7

    나는 산이 좋더라
    永遠한 休息처럼 말이 없는
    나는 산이 좋더라
    꿈을 꾸는 듯
    멀리 동해가 보이는
    설, 설악, 설악산이 좋더라


     

     

     

     

     

     

    이른 새벽에 출발하여,

    한계령 골짜기를 바라봅니다

     

    그리고,

     

    함부로 설레이는 마음으로,,,

    설악산, 대승령 너머,,,,   십이선녀탕계곡으로 떠납니다

     

    삶에서,

    만남을 기다렸던 사람에게,

    사랑에 잠을 설쳤던 그 기억처럼,

     

    설레임으로 가득한 새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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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