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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창청보리밭축제
    2017. 5. 7. 08:08

    봄날은 간다 / 기형도

     

    햇빛은 분가루처럼 흩날리고
    쉽사리 키가 변하는 그림자들은
    한 장 熱風에 말려 둥글게 휘어지는구나
    아무 때나 손을 흔드는
    미루나무 얕은 그늘 속을 첨벙이며
    2시반 시외버스도 떠난 지 오래인데
    아까부터 서울집 툇마루에 앉은 여자
    외상값처럼 밀려드는 대낮
    신작로 위에는 흙먼지, 더러운 비닐들
    빈 들판에 꽂혀 있는 저 희미한 연기들은
    어느 쓸쓸한 풀잎의 자손들일까
    밤마다숱한 나무젓가락들은 두쪽으로갈라지고
    사내들은 화투패마냥 모여들어 또 그렇게
    어디론가 뿔뿔이 흩어져간다
    여자가 속옷을 헹구는 시냇가엔
    하룻밤새 없어져버린 풀꽃들
    다시 흘러들어온 것들의 人事
    흐린 알전구 아래 엉망으로 취한 군인은
    몇 해 전 누이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고,
    여자는 자신의 생을 계산하지 못한다.
    몇 번인가 아이를 지울 때 그랬듯이
    습관적으로 주르르 눈물을 흘릴 뿐
    끌어안은 무릎 사이에서
    추억은 내용물 없이 떠오르고
    小邑은 무서우리만치 고요하다, 누구일까
    세숫대야 속에 삶은 달걀처럼 잠긴 얼굴은
    봄날이 가면 그뿐
    宿醉는 몇 장 紙錢속에서 구겨지는데
    몇 개의 언덕을 넘어야 저 흙먼지들은
    굳은 땅 속으로 하나둘 섞여들는지

     

    봄날은 간다 / 허수경

    사카린같이 스며들던 상처야
    박분의 햇살아
    연분홍 졸음 같은 낮술 마음졸이던 소풍아
    안타까움보다 더 광포한 세월아

    순교의 순정아
    나 이제 시시껄렁으로 가려고 하네
    시시껄렁이 나를 먹여살릴 때까지

     

     

     

    봄날이 가도 별다른 일은 없습니다

     

    봄날이 가는 것을 아쉬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봄 사랑에 대한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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