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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의 풍경화 / 문병란
    2021. 8. 2. 22:11

    가을의 풍경화 / 문병란

     

    가을이 되면

    모든 풍경들은

    하나의 소리로 변해 버린다

     

    산봉우리들은 높은 음자리표,

    돌 사이 흐르는 계곡의 여울물 소리는 피아니시모,

    산들바람은 안단테 칸타빌레

    비바체 아다지오로 타오르는 단풍잎,

     

    가을이 되면

    모든 풍경들은

    하나의 악보로 변해버린다

     

    산봉우리에서

    골짜기로 불어오는 바람 소리는

    계절을 장송하는 고요한 레퀴엠,

    종일 떠나는 것들을 위하여

    낙엽은 이별의 손수건을 흔들고

    만장을 두른 야국은 눈물을 머금는다

     

    봄과 여름을 지나

    지금은 가을의 악장이

    로만스 그레어로 고요히 저무는 시간,

    귀뚜라미 소리는

    짧은 휴지부 속에 숨고

    이별은 되도록 짧게

    늦은 밤 달은 G선상의 아리아로 떠오른다.

     

    시간이 아닌 나에게 가을을 묻고,

    답하라 했습니다,,,!

     

    찾고, 느끼고,,,,  노력하는 가을 말고

    즐기는 가을을 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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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