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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의 시
    2013. 7. 3. 22:12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 
    이해인


     

    7월은 나에게
    치자꽃 향기를 들고 옵니다

    하얗게 피었다가
    질 때는 고요히
    노란빛으로 떨어지는 꽃

    꽃은 지면서도
    울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무도 모르게
    눈물 흘리는 것일 테지요?

    세상에 살아있는 동안만이라도
    내가 모든 사람들을
    꽃을 만나듯이
    대 할 수 있다면

    그가 지닌 향기를
    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
    설레 일 수 있다면

    어쩌면 마지막으로
    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

    우리의 삶 자체가
    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

    7월의 편지 대신
    하얀 치자 꽃 한 송이
    당신께 보내는 오늘
    내 마음의 향기도 받으시고

    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
    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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