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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월에 읽는 시
    2020. 2. 29. 23:52

     

    꽃 피는 아이 / 천양희

    언덕길 오르다 아이가 내 손을 잡는다
    "구름 한번 더 쳐다보고 가자
    구름이 꽃처럼 피었네"
    바쁘다고 하늘 한번 쳐다보지 않은
    나는 부끄러웠다

    마을로 들어서다 아이가 또 내 손을 잡는다
    "저 초가집 꽃들 존 봐
    꽃이 구름처럼 피었네"
    가난도 때로 운치가 있다는 걸 몰랐던
    나는 부끄러웠다

    아아, 아이가 피고 있다
    이 세상에
    눈부신 꽃이 있다

     

    나는 사랑한다 / 유안진

    넘어오는 언덕길로 옷자락이 보인다
    아릿아릿 아지랑이떼
    건너오는 다릿목께서 목소리가 들린다
    귀에 익은 냇물소리

    접어드는 골목마다 담장짚고 내다보는
    개나리 진달래 덜 핀 목련꽃
    바쁜 婚談이 오가기 전에 벌써
    곱고 미운 사랑이 뿌린 눈물을
    알면서도 시침떼는 민들레 피는 마을

    나는 사랑한다
    겨울 다음에 봄이 오는
    어머니와 나의 나라
    우리 마을을 사랑한다

     

    3월,

    눈부신 햇살이, 내 눈 속으로 부서지길 희망합니다

    파아란 연초록이, 나의 가슴으로 밀려 오기를 기다립니다

    꽃소식이, 세상 걱정을 바래다주기를 기도하렵니다

    저의 일상의 하나 하나가, 밥벌이 이상의 의미가 있기를 노력하렵니다

    날마다 날마다 하늘의 별과 달을 바라보고, 감사하기를 실천하렵니다

     

    저는 당신의 3월이 매우 궁금합니다

    그리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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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