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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부추꽃으로 / 박남준삶 2014. 6. 18. 10:50
흰 부추꽃으로 / 박남준
몸이 서툴다사는 일이 늘 그렇다나무를 하다보면 자주 손등이나 다리 어디 찢기고 긁혀돌아오는 길이 절뚝거린다 하루해가 저문다비로소 어둠이 고요한 것들을 빛나게 한다별빛이 차다 불을 지펴야겠군이것들 한때 숲을 이루며 저마다 깊어졌던 것들아궁이 속에서 어떤 것들 더 활활 타오르며거품을 무는 것이 있다몇 번이나 도끼질이 빗나가던 옹이 박힌 나무다그건 상처다 상처받은 나무이승의 여기저기에 등뼈를 꺾인그리하여 일그러진 것들도 한 번은 무섭게 타오를 수 있는가언제쯤이나 사는 일이 서툴지 않을까내 삶의 무거운 옹이들도 불길을 타고먼지처럼 날았으면 좋겠어타오르는 것들은 허공에 올라 재를 남긴다흰 재, 저 흰 재 부추밭에 뿌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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