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가을에는 / 최영미
    2021. 9. 26. 20:30

    가을에는 / 최영미

    내가 그를 사랑한 것도 아닌데
    미칠 듯 그리워질 때가 있다
    바람의 손으로 가지런히 풀어놓은, 뭉게구름도 아니다
    양떼구름도 새털구름도 아니다
    아무 모양도 만들지 못하고
    이리저리 찢어지는 구름을 보노라면

    내가 그를 그리워한 것도 아닌데
    그가 내 속에 들어온다
    뭉게뭉게 피어나 양떼처럼 모여
    새털처럼 가지런히 접히진 않더라도
    유리창에 우연히 편집된 가을 하늘처럼
    한 남자의 전부가 가슴에 뭉클 박힐 때가 있다

    무작정 눈물이 날 때가 있다
    가을에는, 오늘처럼 곱고 투명한 가을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표정으로 문턱을 넘어와
    엉금엉금, 그가 내 곁에 앉는다
    그럴 때면 그만 허락하고 싶다
    사랑이 아니라도, 그 곁에 키를 낮춰 눕고 싶다

    하루종일 종종거리다가 보냅니다

    대리운전은 시대의 선물입니다

    때로는 책임의 전가이기도 합니다

     

    감사한 하루입니다

     

    누구는 세상을 떠나고

    그 자리에서 누구는 만나고,,,

     

    감사합니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을햇살 / 오광수  (9) 2021.10.02
    10월의 기도 / 이해인  (4) 2021.10.01
    내 속의 가을 / 최영미​  (8) 2021.09.25
    내 나이 가을에 서서 / 이해인  (13) 2021.09.22
    시간 / 윤수천  (7) 2021.09.21

    댓글

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