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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 이해인
    2015. 9. 25. 18:01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 이해인

     

    1

    하늘이 맑으니

    바람도 맑고

    내 마음도 맑습니다


    오랜 세월

    사랑으로 잘 익은

    그대의 목소리가

    노래로 펼쳐지고

    들꽃으로 피어나는 가을


    한 잎 두 잎

    나무잎이 물들어

    덜어질 때마다


    그대를 향한

    나의 그리움도

    한 잎 두 잎

    익어서 떨어집니다



    2

    사랑하는 이여

    내 마음의 가을 숲으로

    어서 조용히

    웃으며 걸어오십시오


    낙엽 빛깔 닮은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우리, 사랑의 첫 마음을

    향기롭게 피워 올려요

    쓴맛도 달게 변한

    오랜 사랑을 자축해요


    지금껏 살아온 날들이

    힘들고 고달팠어도

    함께 고마워하고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조금은 불안해도

    새롭게 기뻐하면서


    우리는 서로에게

    부담 없이 서늘한 가을바람

    가을하늘 같은 사람이 되기로 해요

     

     

    꽃말: 소녀의 순결, 순정 

     

    나쓰메 소세키의 소설 『마음』에는 주인공이 동경하는 선생님이 처음으로 사랑했던, 하숙집 딸에 관한 에피소드가 나온다. 홀로 하숙을 하던 그는 매일 자신의 방 한구석에 싱싱하게 꽂혀 있는 꽃을 발견한다. 솜씨가 서툴고 촌스러워서 눈을 돌리다가도 언젠가부터 신경을 쓰게 되고 결국 하숙집 딸의 소행임을 알게 된 그는 어느새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도쿄 근처 한적한 마을의 한 하숙집, 그곳에 새로 온 대학생을 좋아하는 같은 나이 또래의 여학생.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꽃에 담아 매일 조금씩 표현한다. 내 마음을 알아달라고 정면으로 마주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조용히 알아채주기를 기다린다. 이 얼마나 세련되고 낭만적인 고백의 방식인가. 분명 그녀는 담벼락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를 자주 꽂았을 것이다. 한없이 가늘고 여성스럽지만,
    해바라기를 닮아 하염없이 한 방향을 바라보는 꽃, 코스모스. 길가를 스치는 산들 바람에도 크게 흔들리지만 쉽게 꺾이지 않는 코스모스. 그녀의 조심스런 첫사랑과 많이도 닮아 있다.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오래도록 지배하는 코스모스의 꽃말은 다름 아닌 '소녀의 순결'과 '순정'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코스모스 [Cosmos] - 수줍게 전하는 마음 (쁘띠 플라워, 2010. 4. 20., ㈜살림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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