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피는 꽃은 없다/남정림

농돌이 2021. 1. 6. 21:50

홀로 피는 꽃은 없다/남정림

 

땅끝 오지마을 바위 틈새에

외롭게 핀 꽃이라 할지라도

인적도 증발해 버린 외진 사막에

혼자서 핀 꽃이라 할지라도

홀로 피는 꽃은 없다.

 

수시로 찾아와 어깨 두드리는 햇살,

수건처럼 펄럭이며 땀 닦아주는 바람,

수고의 등 내밀어 바쳐주는 찰흙이

우주의 자궁에서 깨알처럼 잉태되어

꽃가루, 꽃향기, 꽃받침으로 태어난다

 

지구별 안에는

별가루 하나 홀로 날리는 일 없고

먼지꽃 하나 홀로 피는 법 없다.

홀로 피는 꽃은 없다.

 

공짜 점심도, 대가 없이 되는 일은 없습니다

오늘도,

소복이 내린 눈을 밟으니 소리가 납니다

 

 

힌 눈 위에 복잡한 마음 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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