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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오래 천천히 / 이병률삶 2020. 8. 24. 06:27
아주 오래 천천히 / 이병률
떨어지는 꽃들은 언제나 이런 소리를 냈다
순간
순간
나는 이 말들을 밤새워 외우고 또 녹음하였다
소리를 누르는 받침이 있다는 사실이 좋아서
그 받침이 순간을 받치고 있는 것 같아서
그리고 새벽에 나는 걸어
어느 절벽에 도착하여
그 순간순간의 ㄴ들이
당도할 곳은 있는지
절벽 저 아래를 향해 물었다
이번 생은 걸을 만하였고
파도도 참을 만은 하였으니
태어나면 아찔한 흰분홍으로나 태어나겠구나
그렇다면 절벽의 어느 한 경사에서라면 어떨지
그리하여 내가 떨어질 때는
순간과 순간을 겹겹이 이어 붙여
이런 소리를 내며
순간들
순간들
아주 아주 먼 길을
오래 오래 그리고 교교히 떨어졌으면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가 아니라
내가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만큼 자유로운가에 달려있다
--- 법정스님, 1998,2,24 명동성당 강론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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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겨들을 법정 스님 말씀이십니다^^
존경하는 분입니다
종교를 떠나서, 실천하시는 양심으로 두고두고 심란한 날에 읽습니다
내가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만큼 자유로운가에 달려있다
좋은 말이네요 오늘도 행복한 월요일 보내세요
이 글을 읽으면서 반성했습니다
빨강팬으로 밑줄도 그었습니다
법정스님의 무소유...늘 마음속에 되뇌이고 있는 글입니다.
행복한 한주 보내세요~~^^
참 대단한 어른인듯 합니다
실천하시며 사신것이 두고두고 생각하게 합니다 종교를 떠나서 존경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정말 공감되는 말 인거 같아요!!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걸 더더욱 느끼게 되더라고요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한 가을 준비하셔요
들에는 벌써 벼가 일거가고 밤도 곧 벌어지겠더라구요 ㅎㅎ
좋은 글이네요.
좋은 포스팅 잘 보구 공감 누르고 갑니당~
비밀댓글입니다
스님의 말씀은 참 진리네요.
시가 조금 무서워요 너문 현실적인가요?
시인께서도 미국 서부에서 동부 다시 서부까지 고난의 행군을 하신분이라 좀 어렵습니다 ㅎㅎ
오늘도 잠시 방문해 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근데 코로나가 너무 가까이 와 있습니다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