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쓸쓸한 날의 연가 / 고정희삶 2020. 12. 7. 08:21
쓸쓸한 날의 연가 / 고정희
내 흉곽에
외로움의 지도 한 장 그리는 날이면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쓰네
봄 여름 가을 겨울 편지를 쓰네
갈비뼈에 철썩이는 그리움으로
그대 간절하다 새벽 편지를 쓰고
허파에 숭숭한 외로움으로는
그대 그립다 안부 편지를 쓰고
간에 들고 나는 외로움으로는
그대 기다린다 저녁 편지를 쓰며
때론 비유법으로 혹은 직설법으로
그대 사랑해 꽃도장을 찍은 뒤
나는 그대에게 편지를 부치며
비오는 날은 비오는 소리 편에
바람 부는 날은 바람 부는 소리, 편에
아침에 부치고
저녁에도 부치며
아아 그때마다 누가 보냈을까
이 세상 지나가는 기차표 한 장
내 책상 위에 놓여 있네
슬픔이 가라앉는 날도 찬바람 부는 바다에 가면 더,
시원합니다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첫사랑 / 고재종 (3) 2020.12.11 그리움 / 나태주 (21) 2020.12.08 정용철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6) 2020.12.05 아니다 그렇지 않다 / 김광규 (16) 2020.12.02 中 年(중년) / 김광규 (10) 2020.11.30 T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