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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을 맛집, 간월암
    2022. 3. 2. 19:43

    노 을 / 기형도

    하루 종일 지친 몸으로만 떠돌다가
    땅에 떨어져 죽지 못한
    햇빛들은 줄지어 어디로 가는 걸까
    웅성웅성 가장 근심스런 색깔로 西行(서행)하며
    이미 어둠이 깔리는 燒却場(소각장)으로 몰려들어
    몇 점 폐휴지로 타들어가는 午後 6시의 참혹한 刑量(형량)
    단 한 번 후회도 용서하지 않는 무서운 時間(시간)
    바람은 긴 채찍을 휘둘러
    살아서 빛나는 온갖 象徵(상징)을 몰아내고 있다.
    都市(도시)는 곧 活字(활자)들이 일제히 빠져 달아나
    速度(속도) 없이 페이지를 펄럭이는 텅 빈 한 권 冊(책)이 되리라.
    勝負(승부)를 알 수 없는 하루와의 싸움에서
    우리는 패배했을까. 오늘도 물어보는 사소한 물음은
    그러나 우리의 일생을 텅텅 흔드는 것.
    午後(오후) 6時(시)의 소각장 위로 말없이
    검은 연기가 우산처럼 펼쳐지고
    이젠 우리들의 차례였다.
    두렵지 않은가.
    밤이면 그림자를 빼앗겨 누구나 아득한 혼자였다.
    문득 거리를 빠르게 스쳐가는 日常(일상)의 恐怖(공포)
    보여다오.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가 살아 있는 그대여
    오후 6시
    우리들 이마에도 아, 붉은 노을이 떴다.
    그러면 우리는 어디로 가지?
    아직도 펄펄 살아 있는 우리는 이제 각자 어디로 가지?

     

    길 위에서 중얼거리다 / 기형도

    그는 어디로 갔을까
    너희 흘러가버린 기쁨이여
    한때 내 육체를 사용했던 이별들이여
    찾지 말라, 나는 곧 무너질 것들만 그리워했다
    이제 해가 지고 길 위의 기억은 흐려졌으니
    공중엔 희고 둥그런 자국만 뚜렷하다
    물들은 소리없이 흐르다 굳고
    어디선가 굶주린 구름들은 몰려왔다
    나무들은 그리고 황폐한 내부를 숨기기 위해
    크고 넓은 이파리들을 가득 피워냈다
    나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돌아갈 수조차 없이
    이제는 너무 멀리 떠내려온 이 길
    구름들은 길을 터주지 않으면 곧 사라진다
    눈을 감아도 보인다

    어둠 속에서 중얼거린다
    나를 찾지 말라…… 무책임한 탄식들이여
    길 위에서 일생을 그르치고 있는 희망이여

    아무리 깨닫고,  아파하고, 발버둥쳐도,,,,,

    시간은 다시 따라 갈 수 없는 것.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내일은 더 좋은 사람들과 노력을 해야지요.

     

    그렇게,

    생각을 조금씩 바꿔보는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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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