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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화, 「첫눈 내리는 날에 쓰는 편지」
    카테고리 없음 2019. 12. 3. 21:00

    소한날 눈이 옵니다
    가난한 이 땅에 하늘에서 축복처럼
    눈이 옵니다
    집을 떠난 새들은 돌아오지 않고
    베드로학교 낮은 담장 너머로
    풍금소리만 간간이 들려오는 아침입니다
    창문 조금 열고
    가만가만 눈 내리는 하늘 쳐다보면
    사랑하는 당신 얼굴 보입니다
    멀리 갔다 돌아오는 메아리처럼
    겨울나무 가지 끝에
    순백의 꽃으로 피어나는 눈물 같은 당신,
    당신을 사랑한 까닭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기다림의 세월은 추억만으로도
    아름답지만
    이제는 가야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당신을 만나서는 안 되는 까닭은
    당신을 만나는 일이
    내가 살아온 까닭의 전부이기 때문입니다
    한 방울 피가 식어질 때까지
    나는 이 겨울을 껴안고
    눈 쌓인 거리를 바람처럼 서성댈 것입니다

    김용화, 「첫눈 내리는 날에 쓰는 편지」

     

    눈이 내릴거란 소식에 출근하면서, 카메라와 렌즈를 차에 실었습니다

    점심 시간에 후다닥 올라서 한장을 담고 싶었습니다

     

    기다리다가 포기?

     

    지난 겨울에 담았던 사진으로 위안을 삼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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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