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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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고은삶 2014. 11. 6. 21:37
11월,,,,고은 아무도 없어서는 안된다 서 있는 것들은 저바다 빈 나무로 서 있고 나도 그들과 함께 서서 오래오래 묵은 소리로 우수수 우수수 몰려가는 이 세상의 여호와여 낙엽이여 내가 서서 빈 나무 되어도 나무는 나무끼리 더 이상 가깝지 않게 나무 사이의 어린 나무에게 흐른 하늘을 떼어 준다 바람 속에서 바람도 몸임을 알아라 바람으로 태어나 내 아들로 여호와로 이 황량한 곳을 살게 하누나 아무도 없어서는 안된다 빈 나무끼리 서서 너이들 없이 어찌 이세상 壁靑으로 녹이 슬겠느냐 진 잎새 제 뿌리 위를 덮고 사람들도 설움도 그 일부는 덮었구나 아침에 아파트에서 일출을 감상했습니다 금방 하루가 지났습니다 오늘도 잊혀진 것들은 모두 어둠에 감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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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게 길을 묻다 / 천양희삶 2014. 11. 5. 05:50
삶에게 길을 묻다 / 천양희 가장 큰 즐거움은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라고 누가 말했었지요 그래서 나는 사람으로 살기로 했지요 날마다 살기 위해 일만 하고 살았지요 일만 하고 사는 일이 쉽지는 않았지요 일터는 오래 바람 잘 날 없고 인파는 술렁이며 소용돌이쳤지요 누가 목소리를 높이기라도 하면 소리는 나에게까지 울렸지요 일자리 바뀌고 삶은 또 솟구쳤지요 그때 나는 지하 속 노숙자들을 생각했지요 실직자들을 떠올리기도 했지요 그러다 문득 길가의 취객들을 힐끗 보았지요 어둠 속에 웅크리고 추위에 떨고 있었지요 누구의 생도 똑같지는 않았지요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건 사람같이 사는 것이었지요 그때서야 어려운 것이 즐거울 수도 있다는 걸 겨우 알았지요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사람같이 산다는 것과 달랐지요 사람으로 살수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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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 이해인 수녀님삶 2014. 11. 3. 20:04
11월의 첫 날! 비가 내렸습니다 가을비는 떡비, 겨울비는 술비라는 말이 생각나는 계절입니다 모든 생명이 결실을 하고, 마무리를 하는 시간, 자연의 경이로운 빛에 취하고 싶었습니다 샘물이 발원하여도 아래로 흘러야 바다에 가듯이 삶에도 하심(下心)이 필요한 가을 입니다 이제는 하루 종일 걸어서 얻은 뻐근함을 누이려 합니다 행복한 저녁되세요 11월에 ,,,, 이해인 수녀님 나뭇잎에 지는 세월 고향은 가까이 있고 나의 모습 더없이 초라함을 깨달았네 푸른 계절 보내고 돌아와 묵도하는 생각의 나무여 영혼의 책갈피에 소중히 끼운 잎새- 하나 하나 연륜 헤며 슬픔의 눈부심을 긍정하는 오후 햇빛에 실리어 오는 행복의 물방울 튕기며 어디론지 떠나고 싶다 조용히 겨울을 넘겨보는 11월의 나무 위에 연처럼 걸려 있는 남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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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어 울 수 있는 한가슴 / 이정하삶 2014. 10. 30. 09:23
기대어 울 수 있는 한가슴 / 이정하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에겐 우산보다 함께 걸어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임을. 울고 있는 사람에겐 손수건 한 장보다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더욱 필요한 것임을. 그대 만나고서부터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대여 지금 어디 있는가. 보고싶다. 보고싶다. 말도 못할 만큼 그대가 그립습니다. 고향집 장독대에 피었습니다 초겨울인데 장미가 아름답습니다. 비가 오려나 봅니다 단풍도 이제 막바지, 가을도 막바지로 달려갑니다 행복한 일상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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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이외수삶 2014. 10. 29. 06:09
이외수 - 가을엔 맑은 인연이 그립다 서늘한 기운에 옷깃을 여미며 고즈넉한 찻집에 앉아 화려하지 않은 코스모스처럼 풋풋한 가을 향기가 어울리는 그런 사람이 그립다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차 한 잔을 마주하며 말없이 눈빛만 마주보아도 행복의 미소가 절로 샘솟는 사람 가을날 맑은 하늘빛처럼 그윽한 향기가 전해지는 사람이 그립다 찻잔속에 향기가 녹아들어 그윽한 향기를 오래도록 느끼고 싶은 사람 가을에 그런 사람이 그립다 산등성이의 은빛 억새처럼 초라하지 않으면서 기품이 있는 겉보다는 속이 아름다운 사람 가을에 억새처럼 출렁이는 은빛 향기를 가슴에 품에 보련다. 울음이 타는 가을 강/ 박재삼 마음도 한자리 못 앉아 있는 마을일 때 친구의 서러운 사랑 이야기를 가을 햇볕으로나 동무삼아 따라가면 어느새 등성이에 이르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