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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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사랑해도 부족한 시간들/ 용혜원삶 2014. 11. 29. 02:30
내 가슴은 꿍꽝거렸다. 사하라의 열사를 이겨내며 6박 7일 도안 250키로미터를 달리는 중년이 지닌 열정이 내 가슴을 흔들었다. 마흔다섯의 아저씨도 저렇게 꿈을 좇아 사막을 달리는데, 스물다섯의 넌 도대체 이 좁은 침대에서 뭘하는 거야! 도대체 뭘하고 있는거야! 나 자신을 바라보고 화가 치밀었다 심장은 이미 온몸이 흔들릴 정도로 뛰고 있었다. 정확히 2001년 6월 3일, 나는 다짐했다 저 곳, 사하라에 가겠어! - 난 오늘도 사막을 꿈꾼다 김효정의 글에서- 등짝을 바닥에서 떼기가 싫다 벌써 11월도 가는데,,,, 게으름을 피우는 나에게 자극을 가해본다! 아무리 사랑해도 부족한 시간들/ 용혜원 종일토록 사랑해도 사랑할 시간이 모자랍니다 하루해가 기울어 갈때면 사랑할 시간이 또 하루 줄어 든것입니다 하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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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시 / 이해인삶 2014. 11. 27. 21:58
12월의 시 / 이해인 또 한 해가 가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카드 한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띄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들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나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 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이를 용서하면 그것 자체가 행복일 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하는 것 너무 많아 멀미나는 세상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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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의 저수지엔 물길이 없다 / 나호열삶 2014. 11. 26. 21:35
그리움의 저수지엔 물길이 없다 / 나호열 출렁거리는 억 만 톤의 그리움 푸른 하늘의 저수지엔 물길이 없다 혼자 차오르고 혼자 비워지고 물결 하나 일지 않는 그리움의 저수지 머리에 이고 물길을 찾아갈 때 먹장구름은 후두둑 길을 지워버린다 어디에서 오시는가 저 푸른 저수지 한 장의 편지지에 물총새 날아가고 노을이 지고 별이 뜨고 오늘은 조각달이 물 위에 떠서 노 저어 가보는데 그리움의 저수지엔 물길이 없다 주소가 없다 오늘 저녁에는 이런 글을 남기고 싶다 이 동백을 보면서 꽃은 봄에 핀다는 것을 잊기로,,,, 그리고 아주 오래전에 내가 사랑한 기억을 믿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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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에 읽는 10월/ 황동규!삶 2014. 11. 24. 07:02
시월 / 황동규 1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짙어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날 가졌던 슬픈 여정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리. 2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엇 하리. 두견이 우는 숲 새를 건너서 낮은 돌담에 흐르는 달빛 속에 울리던 木琴소리 목금소리 목금소리. 3 며칠내 바람이 싸늘히 불고 오늘은 안개 속에 찬비가 뿌렸다. 가을비 소리에 온 마음 끌림은 잊고 싶은 약속을 못다한 탓이리. 4 아늬, 石燈 곁에 밤 물소리 누이야 무엇 하나 달이 지는데 밀물 지는 고물에서 눈을 감듯이 바람은 사면에서 빈 가지를 하나 남은 사랑처럼 흔들고 있다. 아늬, 석등 곁에 밤 물소리. 5 낡은 단청 밖으론 바람이 이는 가을날, 잔잔히 다가오는 저녁 어스름. 며칠내 며칠내 낙엽이 내리고 혹 싸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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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의 향기, 사람의 향기 - 이해인삶 2014. 11. 19. 09:05
꽃의 향기, 사람의 향기 - 이해인 어느 땐 바로 가까이 피어 있는 꽃들도 그냥 지나칠 때가 많은데, 이 쪽에서 먼저 눈길을 주지 않으면 꽃들은 자주 향기로 먼저 말을 건네오곤 합니다. 좋은 냄새든, 역겨운 냄새든 사람들도 그 인품만큼의 향기를 풍깁니다. 많은 말이나 요란한 소리없이 고요한 향기로 먼저 말을 건네오는 꽃처럼 살 수 있다면, 이웃에게도 무거운 짐이 아닌 가벼운 향기를 전하며 한 세상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해인의 "향기로 말을 거는 꽃처럼" 中에서- 홀로 있는 시간은 - 이해인 홀로 있는 시간은 본래적인 자기로 돌아올 수 있는 기회입니다. 발가벗은 자신과 마주할 수 있는 유일한 계기입니다. 하루하루를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비춰볼 수 있는 거울 앞입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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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나무 / 이정하삶 2014. 11. 19. 01:47
겨울 나무 / 이정하 그대가 어느 모습 어느 이름으로 내 곁을 스쳐갔어도 그대의 여운은 아직도 내 가슴에 여울되어 어지럽다. 따라 나서지 않은 것이 꼭 내 얼어붙은 발 때문은 아니었으리. 붙잡기로 하면 붙잡지 못할 것도 아니었으나 안으로 그리움을 식힐 때도 있어야 하는 것을. 그대 향한 마음이 식어서도 아니다. 잎잎이 그리움 떨구고 속살 보이는 게 무슨 부끄러움이 되랴. 무슨 죄가 되겠느냐. 지금 내 안에는 그대보다 더 큰 사랑 그대보다 더 소중한 또 하나의 그대가 푸르디 푸르게 새움을 틔우고 있는데. 잠에서 깨어 책상에 앉았습니다 물을 한 잔 마시고, 무엇이 나를 깨웠는지 생각도 합니다 사람의 욕심은 일을 복잡하게 합니다 지난 하루를 돌아보면서 복기를 해봅니다 창 밖에 어둠이 가득합니다 불빛이 그리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