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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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이문길-산 2014. 2. 12. 15:30
산 - 이문길 시인 - 내 소원이 무엇인지 아나 소원이 생각날 리 없는 산골이라 아내는 나를 쳐다보며 물었다 뭔데 내가 산을 쳐다보며 말했다 사람 안 사는 저런 큰 산 하나를 사는 것이다 그러자 아내는 갑자기 성난 목소리로 외쳤다 저 쓸데없는 것 사서 뭐하게 또 빌어먹을라카네 내가 풀이 죽어 말했다 개간해서 농사 지을라 안칸다 나는 말없이 산을 둘러보고 하늘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속으로 말했다 나한테는 필요 없지만 나무들한테 산이 필요해서 내가 사고 싶은 것이다 안개한테 구름한테 산이 필요해서 내가 사고 싶은 것이다 내가 사도 누가 사는지 산이 모르기 때문에 내가 사고 싶은 것이다 사도 아무 소용없는 빈 산이라 내가 사고 싶은 것이다 내 만년에 그런 산에 혼자 살고 싶어 내가 사고 싶은 것이다 소나무 고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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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의 증언산 2014. 2. 10. 19:06
떨어진 단풍잎이 아름다운 것은 상처 입은 처연한 색깔 때문이 아니다. 하늘의 듯에 순응하여 고요히 엎드리고 있는 낮은 자세 때문이다 낙엽의 그림자가 아름다운 것은 체념이나 회한의 이면 때문이 아니다. 참회록의 뒷모습 때문이다 바람에 서성대는 낙엽의 발자국 소리가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진리를 말하는 낙엽의 증언이 아름답다. (아름다운 글 중에서) 상고대가 핀 단풍이 너무 곱습니다 겨울을 견디고 핀 가을꽃!! 도공의 고단함 속에서 피어난 작품처럼, 자연의 섭리로 탄생한 꽃! , 자연 앞에 모두가 작아 보인다 가장 먼 여행은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이다 -함마스콜드- 아주 간단하게, 단순하게, 순간 속에서 난 떠나 본다 오서산에서 2014.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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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덕도 갈멧길을 걷고, 연대봉에 오르다산 2014. 2. 9. 09:00
충남 홍성에서 03:30분에 출발! 중간에서 가볍게 아침 식사를 하고 가덕도에 08:40 도착 우리 봄 바람 맞으러 갈멧길로 들어섰습니다 새벽까기 내린 비로 대지는 촉촉하고, 바람은 차갑지만 봄바람이었습니다 출발은 바람에, 이슬비가 조금 내리는 날씨! 탁트인 바다, 파도소리, 바람은 나의 가슴을 펑 뚫어주었다 기암절벽, 부서지는 파도,그리고 산자락을 끼고 도는 산책길!!! 천천히 걸으며 행복을 느껴본다 연대봉에 오르면 탁트인 조망이 좋다 부산의 서부도시와 화물선이 운행하는 모습은 한편의 그림이다 가거대교와 터널이 멀리 보인다 봉수대! 군사적 요충지였음이라 김 양식장이 바다에 그림을 그렸다 천천히 하산하여 산기슭을 따라 걸으면서 봄을 맞이했다 그리고 조그만 항구에 들러 요기를 하고, 원점으로 회귀하여 집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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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배-이정하-산 2014. 2. 8. 22:02
종이배 / 이정하 때때로 난 그러나 언제나 사랑은 내 하고 싶은 대로하게끔 그의 사랑을 확인하고 싶었다 그가 지금 어디에 있으며 무엇을 하는지 또한 알고 싶었다 당신은 당신의 아픔을 자꾸 감추지만 난 그 아픔마저 나의 것으로 간직하고 싶었다 가만히 놓아주지 않았다 이미 내 손을 벗어난 종이배처럼 그저 물결에 휩쓸릴 뿐이었다 내 원하는 곳으로 가주지 않는 사랑 잔잔하고 평탄한길이 있는데도 굳이 험하고 물살 센 곳으로 흐르는 종이배 사랑이라는 이름의 종이배 백월산 정상부에 있는 소나무가 환하게 눈꽃을 피웠습니다 산에 가면 이 소나무 아래서 앉아서, 서해의 낙조도 보고, 음료도 마시곤 합니다 이 아름다움이 오래가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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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고은 시인-산 2014. 2. 7. 18:25
길 / 고은 나에게 부랴부랴 갈데가 있다 신영리나 내리 마을을 보면 나에게 저 마을을 지나서 갈데가 있다. 그렇도다 마정리 마을길 하나에도 장호원 이백리 길도 나에게 그냥 잠들지 못하게 한다. 길을 보면 나에게 불가하게 힘이 솟는다. 나는 가야한다 나는 가야한다 어디로 가느냐고 묻지 말아라 저끝에서 길이 나라가 된다 그나라에 가야 된다 한 평생의 추가령 지구대 그 험함한 길 오가는 겨레속에 내가 살아 있다 남북 삼천리 모든 길 나는 가야 한다 저절로 하나인 나리에 이르는 길이 있다 나는 가야 한다 나는 가야 한다 2013년 봄, 비가 내리는 날, 봄 비에 흠뻑 젖은 산수유꽃 입니다 행복한 저녁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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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은 시인-산 2014. 2. 6. 08:09
길 / 고은 시인 길이 없다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숨막히며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며 간다 여기서부터 역사이다 역사란 과거가 아니라 미래로부터 미래의 험악으로부터 내가 가는 현재 전체와 그 뒤의 미지까지 그 뒤의 어둠까지이다 어둠이란 빛의 결핍일뿐 여기서부터 희망이다 길이 없다 그리하여 길을 만들며 간다 길이 있다 길이 있다 수 많은 내일이 완벽하게 오고 있는 길이 있다 답답한 마음에 무작정 떠났던 지리산, 종주 길에서 보여준 운해와 제석봉 나목입니다 힘들고, 조금은 고통스러워도 걷다보면 목표점이 보이고, 도달합니다 힘찬 걸음으로 하루를 시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