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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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 김용택삶 2023. 6. 8. 06:42
노을 / 김용택 사랑이 날개를 다는 것만은 아니더군요 눈부시게 눈이 부시게 쏟아지는 지는 해 아래로 걸어가는 출렁이는 당신의 어깨에 지워진 사랑의 무게가 내 어깨에 어둠으로 얹혀옵니다 사랑이 날개를 다는 것만은 아니더군요 사랑은 사랑은 때로는 무거운 바윗덩이를 짊어지는 것이더이다 그냥 긴 하루를 보냅니다 아침 7시 차에 탑승해서 서울 구경 ㅎㅎㅎ 이런 저런 회의, 그리고 오늘은 퇴임하는 선배의 모습을 보면서 배웟습니다 간절히 바라고, 소망하며,,, 기도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씀, 그리고 국민연금 0백만원 나오니 걱정마라 혹시 얼굴에 마름버짐 피면 고기 사주라는 농담,,, 난 감정 제어를 못해서 울기만 했던 퇴임, 돌아보면 참 생각이 잠기게 한다 오늘도 배우고 배우고 집 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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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망종삶 2023. 6. 6. 11:35
초혼 / 김소월 산산이 부서진 이름이여! 허공중에 헤어진 이름이여! 불러도 주인 없는 이름이여!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심중에 남아있는 말 한 마디는 끝끝내 마저 하지 못 하였구나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붉은 해는 서산마루에 걸리었다 사슴의 무리도 슬피 운다 떨어져 나가 앉은 산 위에서 나는 그대 이름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설움에 겹도록 부르노라 부르는 소리는 비껴가지만 하늘과 땅 사이가 너무 넓구나 선채로 이 자리에 돌이 되어도 부르다가 내가 죽을 이름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사랑하던 그 사람이여! 68주년 현충일 입니다 더 부강하고, 후손에게 행복한 나라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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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밭 / 안도현삶 2023. 6. 2. 18:39
보리밭 / 안도현 이 땅에 아직 보리밭이 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내릴 수 없는 깃발이 있다는 뜻이다 이 땅에 아직 보리밭이 있다는 것은 땅 투기꾼 독점재벌에게는 도저히 빼앗길 수 없는 한 뼘의 분노가 있다는 뜻이다 이 땅에 아직 보리밭이 있다는 것은 밟아도 밟아도 되살아나는 희망 우리가 청춘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 땅에 아직 보리밭이 있다는 것은 적에 대한 증오가 이렇듯 푸르고 동지에 대한 사랑이 이만큼 싱싱하다는 뜻이다 이 땅에 아직 보리밭이 있다는 것은 이 땅에 아직 보리피리를 찬란하게 불 사람이 있다는 뜻이다 군산 옥구의 보리밭을 걸었습니다 논보리이지만 오랫만에 누렇게 익어가는 모습이 정겨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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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전하는 말 / 이해인삶 2023. 5. 28. 20:42
비가 전하는 말 / 이해인 밤새 길을 찾는 꿈을 꾸다가 빗소리에 잠이 깨었네 물길 사이로 트이는 아침 어디서 한 마리 새가 날아와 나를 부르네 만남보다 이별을 먼저 배워 나보다 더 자유로운 새는 작은 욕심도 줄이라고 정든 땅을 떠나 힘차게 날아오르라고 나를 향해 곱게 눈을 흘기네 아침을 가르는 하얀 빗줄기도 내 가슴에 빗금을 그으며 전하는 말 진정 아름다운 삶이란 떨어져 내리는 아픔을 끝까지 견뎌내는 겸손이라고 오늘은 나도 이야기하려네 함께 사는 삶이란 힘들어도 서로의 다름을 견디면서 서로를 적셔주는 기쁨이라고 신은 다 계획이 있으셨습니다 비오는 날에 들꽃들에게 아름다운 색을 더하여 주셨습니다 류시화 시인의 마음 챙김시 중에서 엘런 바스의 중요한 것은 이란 시의 한 부분이 생각납니다 삶을 사랑하는 것 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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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삶 2023. 5. 21. 11:01
인생의 비극은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도달할 목표가 없다는 데에 있다. 꿈을 실현하지 못한 채 죽는 것이 불행이 아니라 꿈을 갖지 못한 것이 불행이다. 새로운 생각을 하지 못한 것이 불행이 아니라 새로운 생각을 해보려고 하지 않을 때 이것이 불행이다. 하늘에 있는 별에 으르지 못하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도달해야 할 별이 없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다. 결코 실패는 죄가 아니며 오히려 목표가 없는 것이 죄악이다. (원래는 인도델리 사원의 벽에 영문으로 작가 이름도 없이 쓰여진 글이었다) 그대에게 별이 있는가? 별은 미래에 대한 소망을 말한다. 달리 말하면 꿈이나 비전이 되고 희망이다. 사람이 사람인 것은 오늘에만 목을 매달고 사는 것이 아니요 내일에도 살고 내일의 꿈이나 희망을 가슴에 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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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여름 장미 / 최영미삶 2023. 5. 19. 23:42
마지막 여름 장미 / 최영미 길모퉁이에서 나는 보았지 먼지를 뒤집어쓴 장미 한 송이. 아, 어떻게 서울에 …… 스마트폰이 점령한 젊음의 거리에 늦게 핀 여름 장미가 나, 여기 살아 있다고 내 발목을 붙잡고 지금쯤 자취도 없이 사라진 어느 여름의 벼락같은 선물. 기억의 담벼락에 새겨진 희미한 이름이 꽃을 피우고 이파리를 흔들고, 흐린 하늘에 소나기가 내린다 네가 나의 마지막 여름 장미였지. 아니, 가을이었나? 내 품에 안긴 서른 송이의 장미꽃들은 어디로 갔나. 추억이여. 넌 어쩜 시들지도 않고 이렇게 아무 데서나 나타나 날 귀잖게 하니. 일상에서 서성이다 보니 장미가 피었습니다 지인들과 한 병 하다가 ''' 카메라 들고 다시 담 벼락으로 갔습니다 나만 생각하고 살아온 봄 입니다 장미는 삶을 회복시켜주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