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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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우체국 / 안도현삶 2018. 7. 14. 19:21
바닷가 우체국 / 안도현 바다가 보이는 언덕 위에 우체국이 있다 나는 며칠 동안 그 마을에 머물면서 옛사랑이 살던 집을 두근거리며 쳐다보듯이 오래오래 우체국을 바라보았다 키 작은 측백나무 울타리에 둘러싸인 우체국은 문 앞에 붉은 우체통을 세워두고 하루 내내 흐린 눈을 비비거나 귓밥을 파기 일쑤였다 우체국이 한 마리 늙고 게으른 짐승처럼 보였으나 나는 곧 그 게으름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내가 이곳에 오기 아주 오래 전부터 우체국은 아마 두 눈이 짓무르도록 수평선을 바라보았을 것이고 그리하여 귓속에 파도 소리가 모래처럼 쌓였을 것이었다 나는 세월에 대하여 말하지만 결코 세월을 큰 소리로 탓하지는 않으리라 한 번은 엽서를 부치러 우체국에 갔다가 줄지어 소풍가는 유치원 아이들을 만난 적이 있다 내 어린 시절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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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우체국 / 류근산 2018. 7. 13. 18:30
그리운 우체국 / 류근 옛사랑 여기서 얼마나 먼지 술에 취하면 나는 문득 우체국 불빛이 그리워지고 선량한 등불에 기대어 엽서 한 장 쓰고 싶으다 내게로 왔던 모든 이별들 위에 깨끗한 우표 한 장 붙여주고 싶으다 지금은 내 오랜 신열의 손금 위에도 꽃이 피고 바람이 부는 시절 낮은 지붕들 위로 별이 지나고 길에서 늙은 나무들은 우편배달부처럼 다시 못 만날 구름들을 향해 잎사귀를 흔든다 흔들릴 때 스스로를 흔드는 것들은 비로소 얼마나 따사로운 틈새를 만드는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이별이 너무 흔해서 살아갈수록 내 가슴엔 강물이 깊어지고 돌아가야 할 시간은 철길 건너 세상의 변방에서 안개의 입자들처럼 몸을 허문다 옛사랑 추억 쪽에서 불어오는 노래의 흐린 풍경들 사이로 취한 내 눈시울조차 무게를 허문다 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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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좋은 날, 서산 팔봉산 산행,,,!산 2018. 7. 8. 21:56
사무실 가족들과 팔봉산과 박속낙지를 연계한 산행을 다녀왔습니다 멋진 조망과 풍성한 먹거리로 가족 간의 우의를 다지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팔봉산(361.5m)은 산의 형세가 병풍처럼 펼쳐져있고 9개 마을을 품에 안은 듯 정기있게 솟아 있으며, 산의 명칭은 여덟 개의 산봉우리가 줄지어 있는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8봉중 가장 높은 곳은 3봉으로 높이가 362m이다. 산세가 수려하며 맑은 공기와 탁 트인 산세가 절경이며 휴식 및 3시간 정도의 등산코스로 적합하다. 워낙 홍천 팔봉산이 유명해서 이 팔봉산은 앞에 "서산"임을 분명히 밝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한, 이곳은 봉이 9개인데 제일 작은 봉을 제외하고 팔봉산이라 하였고, 매년 12월 말이면 그 작은 봉우리가 자기를 넣지 않았다고 울었다는 전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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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산,,,!산 2018. 7. 8. 13:31
산 동안거에 들다 / 송문헌 어디가 길이고 어디가 낙엽자리인가 바스락 우두둑 골절된 가랑잎들 고요의 뼈를 들추는 경계를 지운 산 나를 불러들이고 허둥지둥 지나온 길 돌아가는 길 또한 오리무중, 누가 누구의 길을 동행하고 누가 누구의 삶을 대신할 수 있는가 네가 내게 마음이 없으면 오지 않을 터 내가 네게 길이 없으면 가지 못할, 눈을 뜨면 어느새 산 빛 풀빛 본연의 모습 전광석화 번쩍 오가는 시간의 화살도 잠시 머물지 못하고 떠나가네, 그렇게 낡아 사라지네 사람들아, 禪에 든 저 깊은 산 깨우지 마라 계룡산 성능능선에서 운해를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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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반(道伴) / 이성선산 2018. 7. 7. 07:59
도반(道伴) / 이성선 벽에 걸어놓은 배낭을 보면 소나무 위에 걸린 구름을 보는 것 같다 배낭을 곁에 두고 살면 삶의 길이 새의 길처럼 가벼워진다 지게 지고 가는 이의 모습이 멀리 노을 진 석양으로 하늘 속에 무거워도 구름을 배경으로 서 있는 혹은 걸어가는 저 삶이 진짜 아름다움인 줄 왜 이렇게 늦게 알게 되었을까 중심 저쪽 멀리 걷는 누구도 큰 구도 안에서 모두 나의 동행자라는 것 그가 또 다른 나의 도반이라는 것을 이렇게 늦게 알다니 배낭 질 시간이 많이 남지 않은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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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위에서/이해인삶 2018. 7. 5. 21:19
산 위에서/이해인 그 누구를 용서 할 수 없는 마음이 들 때 그 마음을 묻으려고 산에 오른다. 산의 참 이야기는 산만이 알고 나의 참 이야기는 나만이 아는 것 세상에 사는 동안 다는 말 못할일 들을 사람은 저마다의 가슴 속에 품고 산다. 그 누구도 추측만으로 그 진실을 밝혀낼 수 없다 꼭침묵해야 할 때 침묵하기 어려워 산에 오르면 산은 침묵으로 튼튼해진 그의 두 팔을 벌려 나를 안아준다. 좀더 참을성을 키우라고 내 어깨를 두드린다. 몇 일전, 출근하면서 늘 용봉산을 바라보는데,,, 구름이 활터에 걸려서 너무 멋진거 있쥬? 시간이 있으면 올라갔다 오려다가 출근을 했습니다 지난 가을에 사진을 한 장 올려봅ㄴㅣ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