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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름다운 길 / 도종환
    2020. 6. 15. 21:54

    아름다운 길 / 도종환

     

    너는 내게 아름다운 길로 가자 했다

    너와 함께 간 그 길에 꽃이 피고 단풍 들고

    길 옆으로 영롱한 음표들을 던지며 개울물이 흘렀지만

    겨울이 되자 그 길도 걸음을 뗄 수 없는 빙판으로 변했다

     

    너는 내게 끝없이 넒은 벌판을 보여달라 했다

    네 손을 잡고 찾아간 들에는 온갖 풀들이 손을 흔들었고

    우리 몸 구석구석은 푸른 물감으로 물들었다

    그러나 빗줄기가 몰아치자 몸을 피할 곳이 없었다

     

    내 팔을 잡고 놓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넘어질 때 너도 따라 쓰러졌고

    나와 함께 있었기 때문에 세찬 바람 불어올 때마다

    너도 그 바람에 꼼짝 못하고 시달려야 했다

     

    밤새 눈이 내리고 날이 밝아도

    눈보라 그치지 않는 아침

    너와 함께 눈 쌓인 언덕을 오른다

    빙판 없는 길이 어디 있겠는가

     

    사랑하며 함께 꽃잎 같은 발자국을 눈 위에 찍으며

    넘어야 할 고개 앞에 서서 다시 네 손을 잡는다

    쓰러지지 않으며 가는 인생에 어디 있겠는가

    눈보라 진눈깨비 없는 사랑이 어디 있겠는가

     

    가장 위대한 사람은 마음을 다스리는 사람입니다

    이 길을 걸었던 사람들과 소주 마시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참 많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날마다 그날의 감동으로 뜨겁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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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