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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쭉 만개한 한라산 산행 2
    2020. 6. 17. 22:05

    꽃보다 아름다운 그대 / 양현주

    길 위에는 나보다 먼저 도착한 계절이 누워있다
    흔들어도 흔들리지 않는 낮은 자세,
    땅 속을 깊이 파고 들어가면 드러내는 것을 싫어하는
    그의 분주한 손이 이웃과 맞닿아 있다
    약한 자의 위로가 되어주던
    거친 손은 기둥을 받쳐주는 강인한 힘이다
    하늘로, 하늘로 향하는 희망을 따라
    바람이 불어오고
    꿈들이 무성하게 떨어져 내릴 때면
    갈색 잎들이 파르르 노래해도
    그의 웃음 속에 말하지 않는 슬픔이 보인다
    철마다 옷을 갈아입으며
    삶의 전부를 흔들어 놓았던
    변덕스러움조차 깊게 안아주는 그는
    꽃보다 아름답다

     

     

     

     

     

     

     

     

     

     

     

     

     

     

    젊은 날의 봄은 봄대로 사랑했던 시간,

    지금의 봄은 붉은 꽃이 좋다

     

    어머니도 화단에 꽃을 심고 가꾸더니

    나도 그런 길을 가나보다

    사랑했던 계절, 더욱 사랑하련다

     

    2020  한라의 봄은 더 붉다

    내 마음이 아프다가, 슬프다가, 웃는다

     

    감사한 마음으로 채우고,

    봄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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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