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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에서 / 정호승삶 2020. 1. 17. 18:57
바닷가에서 / 정호승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게 좋다
누구나 바닷가 하나씩은 언제나 찾아갈 수 있는
자기만의 바닷가가 있는 게 좋다
잠자는 지구의 고요한 숨소리를 듣고 싶을 때
지구 위를 걸어가는 새들의 작은 발소리를 듣고 싶을 때
새들과 함께 수평선 위로 걸어가고 싶을 때
친구를 위해 내 목숨을 버리지 못했을 때
서럽게 우는 어머니를 껴안고 함께 울었을 때
모내기가 끝난 무논의 저수지 둑 위에서
자살한 어머니의 고무신 한 짝을 발견했을 때
바다에 뜬 보름달을 향해 촛불을 켜놓고 하염없이
두 손 모아 절을 하고 싶을 때
바닷가 기슭으로만 기슭으로만 끝없이 달려가고 싶을 때
누구나 자기만의 바닷가가 하나씩 있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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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고 공감하고 갑니다^^
좋은 주말보내세요~
모처럼 개으름 피고 대전으로 행사갑니다 ㅎㅎ 행복한 오늘되세요
조개구이 정말 맛나보입니다.
저도 저만의 바다를 만들고 싶네요^^
정동진에서 회를 시켰더니 구이가 덤으로 나왔어요 ㅎ 가리비가 신선해서 아삭했습니다 멋진 휴일되셔요
멋진 시... 잘 보고 갑니다..
김미선..
감사합니다 행복한 저녁되세요
조용한 바다를 알고있으면 혼자라도 가서 쉴수있어 좋을것 같아요^^
저는 얼마전 고성 비닷가에서 이틀 자고 왔습니다 태안천리포 수목원 안에 펜션이 있습니다 저녁에 송림 속에서 파도소리 좋습니다
이 시는.. 개인적으로 눈물이 나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