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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의 기도 / 정연복
하얀 목련이 폭죽처럼 터지면
주위가 온통 환해집니다
나의 삶도 그렇게
세상의 한 모퉁이 밝히게 하소서.
목련의 기도 / 정연복
티 없는 순수의
빛으로 피어
한 며칠
짧은 시간 동안
세상 한 구석
온몸으로 밝히며
해맑은 사랑과 소망의
등불이다가
이리 총총 떠나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제가 피고 지는 것
모두 당신께서 하시는 일
내년에도
이 몸
다시 불러 주소서
다시 피워 주소서.
목련의 기도 / 정연복
저의 눈부시게 피는 모습을
사람들은 온갖 언어로 칭송해요
하지만 제 쓸쓸히 지는 모습까지
사랑하는 경우는 거의 없어요
저의 빛을 찬양할 뿐
저의 그림자에는 관심이 없어요.
주님!
피고 지는 것이
반반씩의 일인데
빛과 그림자는
사실 공존하는 것인데
왜 이 간단한 이치를
사람들은 모르는 걸까요?
오, 주님!
저의 피고 지는 모습이
인생살이의 단면임을
삶과 죽음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한 동전의 양면임을
무릇 생명의 날은 짧고 덧없기에
더욱 소중한 것임을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통해
깨닫게 해주세요.오늘 집을 나서다가 멈췄습니다
창 너머 고등학교에 목련이 환하게 피었고, 몇 일이 지났는데 가보지 못했습니다
4월이 짙어 갑니다
내일은 4개월만에 용봉산에 가보렵니다
진달래가 피었다는 소식입니다
제 방을 찿아주시는 모든 분들, 환하고 소중한 시간 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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