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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시의 기도
    2017. 7. 28. 21:47

    집시의 기도


    - 충정로 사랑방에서 한동안 기거했던 어느 노숙인의 시


    둥지를 잃은 집시에게는

    찾아오는 밤이 두렵다.

    타인이 보는 석양의 아름다움도

    집시에게는 두려움의 그림자일 뿐……


    한때는 천방지축으로 일에 미쳐

    하루해가 아쉬웠는데

    모든 것 잃어버리고

    사랑이란 이름의 띠로 매였던

    피붙이들은 이산의 파편이 되어

    가슴 저미는 회한을 안긴다.


    굶어죽어도 얻어먹는 한술 밥은

    결코 사양하겠노라 이를 깨물던

    그 오기도 일곱 끼니의 굶주림 앞에

    무너지고


    무료급식소 대열에 서서……

    행여 아는 이 조우할까 조바심하며

    날짜 지난 신문지로 얼굴 숨기며

    아려오는 가슴을 안고 숟가락 들고

    목이 메는 아픔으로 한 끼니를 만난다.


    그 많던 술친구도

    그렇게도 갈 곳이 많았던 만남들도

    인생을 강등당한 나에게

    이제는 아무도 없다.


    밤이 두려운 것은 어린아이만이 아니다.

    50평생의 끝자리에서

    잠자리를 걱정하며

    석촌공원 긴 의자에 맥없이 앉으니

    만감의 상념이 눈앞에서 춤을 춘다.

    뒤엉킨 실타래처럼

    난마의 세월들……


    깡소주를 벗 삼아 물마시듯 벌컥대고

    수치심 잃어버린 육신을

    아무데나 눕힌다.

    빨랫줄 서너 발 철물점에 사서

    청계산 소나무에 걸고

    비겁의 생을 마감하자니

    눈물을 찍어내는 지어미와

    두 아이가 "안 돼, 아빠! 안 돼"한다.


    그래, 이제

    다시 시작해야지

    교만도 없고, 자랑도 없고

    그저 주어진 생을 걸어가야지.

    내달리다 넘어지지 말고

    편하다고 주저앉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그날의 아름다움을 위해


    걸어가야지……

    걸어가야지……

     

     

     

    삶은 가끔 비겁해지기도 합니다

    무거움을 안고,

    아내와 바다에 다녀옵니다

     

    무엇이 해결되겠습니까?

    바라보며 느끼는거지요?

     

    삶도,

    바다도,

    크게는 인생도

     

    바다 내음이 좋았습니다

    지난 시간의 추억의 공유도 좋았습니다

    작고, 때론 지나쳤던, 잊고 있던 것도,

    생각해봅니다

     

    이상과 현실은 별개인처럼 보인다

    나는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이상과 현실은 한 개인의 삶 속에서 통합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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