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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성 용봉산에서 새 아침을 맞이하며,,,!
    2017. 1. 2. 18:01

    소원시(所願詩) /이어령

    벼랑 끝에서 새해를 맞습니다.
    덕담 대신 날개를 주소서.
    어떻게 여기까지 온 사람들입니까.
    험난한 기아의 고개에서도
    부모의 손을 뿌리친 적 없고
    아무리 위험한 전란의 들판이라도
    등에 업은 자식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남들이 앉아 있을 때 걷고
    그들이 걸으면 우리는 뛰었습니다.
    숨 가쁘게 달려와 이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이 눈앞인데 
    그냥 추락할 수는 없습니다.

    벼랑인 줄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어쩌다가 북한이 핵을 만들어도 놀라지 않고, 
    수출액이 5000억 달러를 넘어서도 웃지 않는 사람들이 되었습니까?
    거짓 선지자들을 믿은 죄입니까?
    남의 눈치 보다 길을 잘못 든 탓입니까?

    정치의 기둥이 조금만 더 기울어도,
    시장경제의 지붕에 구멍 하나만 더 나도,
    법과 안보의 울타리보다 겁 없는 자들의 키가 한 치만 더 높아져도,
    그때는 천인단애의 나락입니다.

    비상(非常)은 비상(飛翔)이기도 합니다.

    싸움밖에 모르는 정치인들에게는
    비둘기의 날개를 주시고,
    살기에 지친 서민에게는
    독수리의 날개를 주십시오.
    주눅 들린 기업인들에게는
    갈매기의 비행을 가르쳐 주시고,
    진흙 바닥의 지식인들에게는 
    구름보다 높이 나는 종달새의 날개를 보여 주소서.

    날게 하소서.....
    뒤처진 자에게는 제비의 날개를,
    설빔을 입지못한 사람에게는 공작의 날개를,
    홀로 사는 노인에게는 학과 같은 날개를 주소서.
    그리고 남남처럼 되어 가는 가족에게는
    원앙새의 깃털을 내려 주소서.

    이 사회가 갈등으로 더 이상 찢기기 전에 
    기러기처럼 나는 법을 가르쳐 주소서.
    소리를 내어 서로 격려하고
    선두의 자리를 바꾸어  가며
    대열을 이끌어 간다는 저 신비한 기러기처럼
    우리 모두를 날게 하소서.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아보자꾸나."
    어느 소설의 마지막 대목처럼
    지금 우리가 외치는 이 소원을 들어 주소서.
    은빛 날개를 펴고 새해의 눈부신 하늘로 
    일제히  날아오르는 경쾌한 비상의시작!
    벼랑 끝에서 날게 하소서 

     

     

     

    새해 새 아침 / 이해인

    새해의 시작도
    새 하루부터 시작됩니다

    시작을 잘 해야만
    빛나게 될 삶을 위해
    겸손히 두 손 모으고
    기도하는 아침이여

    어서
    희망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사철 내내 변치 않는
    소나무빛 옷을 입고
    기다리면서 기다리면서
    우리를 키워온 희망

    힘들어도 웃으라고
    잊을 것은 깨끗이 잊어버리고
    어서 앞으로 나아가라고
    희망은 자꾸만 우리를 재촉하네요

    어서
    기쁨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오늘은 배추밭에 앉아
    차곡차곡 시간을 포개는 기쁨
    흙냄새 가득한
    싱싱한 목소리로
    우리를 부르네요

    땅에 충실해야 기쁨이 온다고
    기쁨으로 만들 숨은 싹을 찾아서
    잘 키워야만 좋은 열매 맺는다고
    조용조용 일러주네요

    어서
    사랑의 문을 열고
    들어오십시오

    언제나
    하얀 소금밭에 엎드려
    가끔은 울면서
    불을 쪼이는 사랑

    사랑에 대해
    말만 무성했던 날들이 부끄러워
    울고 싶은 우리에게
    소금들이 통통 튀며 말하네요

    사랑이란 이름으로
    여기저기 팽개쳐진 상처들을
    하얀 붕대로 싸매주라고

    새롭게 주어진 시간
    만나는 사람들을
    한결같은 따뜻함으로 대하면
    그것이 사랑의 시작이라고
    눈부신 소금꽃이 말을 하네요

    시작을 잘 해야만
    빛나게 될 삶을 위해
    설레이는 첫 감사로 문을 여는 아침
    천년의 기다림이 비로소 시작되는
    하늘빛 은총의 아침
    서로가 복을 빌어주는 동안에도
    이미 새 사람으로 거듭나는
    새해 새 아침이여.

     

     

     

     

     

     

    석불사의 새벽!

     

     

    석불사 동백!

     

    2016년에 이어서 일출은 웅장하거나 아름답지는 않았습니다

    구름이 가득해서 기다림의 답으로 떠오른 새해 첫날을 맞이합니다

     

    세상의 고마운 인연들에게 소식을 전합니다

    그리고,

    감사의 마음을 올립니다

     

    2017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행복한 나날 되소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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