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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지우 시모음
    2015. 5. 8. 17:42

    어버이날 입니다

    허둥지둥 출근하여 책상에 앉았습니다

    지인께서 감동적인 글을 보내셨네요

    한분은 하늘나라에 계시고, 한 분은 세월의 무게를 온통 지시고

    힌겨운 하루를 보내고 계실텐데,,,,

     

    어제는 전화를 드렸습니다

    죄송하다는 둥,,,,

    어머니께서 이러시네요

    큰애야!

    내일 휴일이면 산으로 운동가거라

     

    지나주 와서 보고 밥 먹었는데,,,,

     

    나도 부모가 되었고,

    시간은 바삐도 흘러서 중년이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알고, 깊어지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랑합니다

    저를 키우시고, 먹이시고, 교육시키느라고,,, 아직도 뒷바라지 하시느라고 고생하셨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저를 이 땅에 보내주신 부모님께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으로 보답하고자 합니다

     

    겨울 나무로부터 봄 나무에로 / 황지우

    나무는 자기 몸으로
    나무이다
    자기 온몸으로 나무는 나무가 된다
    자기 온몸으로 헐벗고 영하 13도
    영하 20도 지상에
    온몸을 뿌리박고 대가리 쳐들고
    무방비의 나목으로 서서
    아 벌받은 몸으로, 벌받는 목숨으로 기립하여. 그러나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온 혼(魂)으로 애타면서 속으로 몸 속으로 불타면서
    버티면서 거부하면서 영하에서 영상으로
    영상 5도 영상 13도 지상으로
    밀고 간다, 막 밀고 올라간다
    온몸이 으스러지도록
    으스러지도록 부르터지면서
    터지면서 자기의 뜨거운 혀로 싹을 내밀고
    천천히, 서서히, 문득, 푸른 잎이 되고
    푸르른 사월 하늘 들이받으면서
    나무는 자기의 온몸으로 나무가 된다
    아아, 마침내, 끝끝내
    꽃 피는 나무는 자기 몸으로
    꽃피는 나무이다.

    바깥에 대한 반가사유/ 황지우

    해 속의 검은 장수하늘소여
    눈먼 것은 성스러운 병이다

    활어관 밑바닥에 엎드려 있는 넙치,
    짐자전거 지나가는 바깥을 본다, 보일까

    어찌하겠는가, 깨달았을 때는
    모든 것이 이미 늦었을 때
    알지만 나갈 수 없는, 無窮(무궁)의 바깥
    저무는 하루, 문 안에서 검은 소가 운다

    수은등 아래 벚꽃 /  황지우

    사직공원(社稷公園) 비탈길,
    벚꽃이 필 때면
    나는 아팠다
    견디기 위해
    도취했다
    피안에서 이쪽으로 터져나온 꽃들이
    수은등을 받고 있을 때 그 아래에선
    어떤 죄악도 아름다워
    아무나 붙잡고 입맞추고 싶고
    깬 소주병으로 긋고 싶은 봄밤이었다

    사춘기 때 수음 직후의 그
    죽어버리고 싶은 죄의식처럼,
    그 똥덩어리에 뚝뚝 떨어지던 죄처럼
    벚꽃이 추악하게, 다 졌을 때
    나는 나의 생이 이렇게 될 줄
    그때 이미 다 알았다

    그때는 그 살의의 빛,
    그 죄마저 부럽고 그립다
    이젠 나를 떠나라고 말한,
    오직 축하해주고 싶은,
    늦은 사랑을
    바래다주고 오는 길에서
    나는 비로소
    이번 생을 눈부시게 했던

    재앙스런 사랑 /  황지우

    용암물이 머리 위로 내려올 때
    으스러져라 서로를 껴안은 한 남녀;
    그 속에 죽음도 공것으로 녹아버리고
    필사적인 사랑은 폼페이의 돌에
    목의 힘줄까지 불끈 돋은
    벗은 생을 정지시켜놓았구나

    이 추운 날
    터미널에 나가 기다리고 싶었던 그대,
    아직 우리에게 체온이 있다면
    그대와 저 얼음 속에 들어가
    서로 으스져라 껴안을 때
    그대 더러운 부분까지 내 것이 되는
    재앙스런 사랑의
    이 더운 옷자락 한가닥
    걸쳐두고 싶구나

    이 세상에서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한 말은
    아무리 하기 힘든 작은 소리라 할지라도
    화산암 속에서든 얼음 속에서든
    하얀 김처럼 남아 있으리라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앉아 있을 거다 / 황지우

    초경을 막 시작한 딸아이, 이젠 내가 껴안아줄 수도 없고
    생이 끔찍해졌다
    딸의 일기를 이젠 훔쳐볼 수도 없게 되었다
    눈빛만 형형한 아프리카 기민들 사진;
    "사랑의 빵을 나눕시다"라는 포스터 밑에 전 가족의 성금란을
    표시해놓은 아이의 방을 나와 나는
    바깥을 거닌다, 바깥;
    누군가 늘 나를 보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사람들을 피해 다니는 버릇이 언제부터 생겼는지 모르겠다
    옷걸이에서 떨어지는 옷처럼
    그 자리에서 그만 허물어져 버리고 싶은 생;
    뚱뚱한 가죽부대에 담긴 내가, 어색해서, 견딜 수 없다
    글쎄, 슬픔처럼 상스러운 것이 또 있을까

    그러므로, 어느 날 나는 흐린 주점에 혼자 앉아 있을 것이다
    완전히 늙어서 편안해진 가죽부대를 걸치고
    등뒤로 시끄러운 잡담을 담담하게 들어주면서
    먼 눈으로 술잔의 수위만을 아깝게 바라볼 것이다

    문제는 그런 아름다운 폐인(廢人)을 내 자신이
    견딜 수 있는가, 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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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끝나는 곳에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