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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 선운사 상사화를 마감하며!
    문화재,명승,고적 2014. 9. 27. 20:07

    지난 일요일 다녀온 선운사 상사화를 담아봅니다

    그리고 곧 도솔천에 단풍이 들면 다시 가야지요?

    상사화가 피어서 행복했습니다 


     

     꽃잎/나태주

     

    활짝 핀 꽃나무 아래서

    우리는 만나서 웃었다


    눈이 꽃잎이었고

    이마가 꽃잎이었고

    입술이 꽃잎이었다


    우리는 술을 마셨다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사진을 찍고

    그날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돌아와 사진을 빼보니

    꽃잎만 찍혀 있었다.


     

     

     

     


                 


     

     

     

    행복 ...나태주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풀꽃  ... 나태주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안부 /  나태주

      

    오래

    보고 싶었다

     

    오래

    만나지 못했다

     

    잘 있노라니

    그것만 고마웠다


     

     

     사는 일 / 나태주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굽은 길은 굽게 가고
    곧은 길은 곧게 가고

    막판에는 나를 싣고
    가기로 되어 있는 차가
    제 시간보다 일찍 떠나는 바람에
    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두어 시간
    땀 흘리며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
    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걸었으므로
    만나지 못했을 뻔했던 싱그러운
    바람도 만나고 수풀 사이
    빨갛게 익은 멍석딸기도 만나고
    해 저문 개울가 고기비늘 찍으러 온 물총새
    물총새, 쪽빛 날개짓도 보았으므로

    이제 날 저물려 한다
    길바닥을 떠돌던 바람은 잠잠해지고
    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
    오늘도 하루 나는 이렇게
    잘 살았다.


     

     

     

     

     

    부탁 - 나태주 
     

    너무 멀리 가지는 말아라

    사랑아 

    모습 보이는 곳 까지만

    목소리 들리는 곳 까지만 

    돌아오는 길 잊을까 걱정이다

    사랑아


     

     

     

     

    선물1 / 나태주

    하늘 아래 내가 받은
    가장 커다란 선물은
    오늘입니다

    오늘 받은 선물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당신입니다

    당신 나지막한 목소리와
    웃는 얼굴, 콧노래 한 구절이면
    한 아름 바다를 안은 기쁨이겠습니다


     

    꽃이 되어 새가 되어 /  나태주
             
    지고 가기 힘겨운 슬픔 있거든
    꽃들에게 맡기고



    부리기도 버거운 아픔 있거든
    새들에게 맡긴다



    날마다 하루해는 사람들을 비껴서
    강물 되어 저만큼 멀어지지만



    들판 가득 꽃들은 피어서 붉고
    하늘가로 스치는 새들도 본다.


     

     


     지상에서의 며칠 / 나 태 주

     

    때 절은 종이창문 흐릿한 달빛 한줌이었다가

    바람부는 들판의 키 큰 미루나무 잔가지 흔드는 바람이었다가

    차마 소낙비일 수 있었을까? 겨우

    옷자락이나 머리카락 적시는 이슬비였다가

    기약없이 찾아든 바닷가 민박집 문지방까지 밀려와

    칭얼대는 파도소리였다가

    누군들 안 그러랴

    잠시 머물고 떠나는 지상에서의 며칠, 이런 저런 일들

    좋았노라 슬펐노라 고달팠노라

    그대 만나 잠시 가슴 부풀고 설레었지

    그리고는 오래고 긴 적막과 애달픔과 기다림이 거기 있었지

    가는 여름 새끼손톱에 스며든 봉숭아 빠알간 물감이었다가

    잘려나간 손톱조각에 어른대는 첫눈이었다가

    눈물이 고여서일까? 눈썹

    깜짝이었다가 눈썹 두어 번 깜짝이었다가...... 


     

    저의 집 화단의 상사화도 져가고 있습니다

    선운사도 아마 많이 지고 있으리라,,,

     

    참 행복감과  기다림을 주었던 꽃, 상사화 입니다

    2014년도 깊은 가을로 접어들겠지요!

     

    우리가 오늘 받은 가장 큰 선물은 무었일까요?

     

    고요함 속에 평화로운 저녁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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